이번 독서비전에서는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중 3편을 읽게 되었다. 이번 3편의 부제목은 "말하지 않은 것과의 대화"로 정해져 있다. 작가인 유홍준 교수님의 말을 빌리자면 "교수님이 생각하는 미술사에 관한 자신의 생각"이라고 한다. 그의 말에 따르면 고고학은 죽은 사람과의 대화라면 미술사는 말하지 않는 그 어떤 것들과의 대화라는 것이 유홍준 교수님의 지적이다. 이번 3편은 1편, 2편과는 조금 색다른 면이 있다. 이번 책은 유물과 유산만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보살피는 이들의 이야기도 함께 실렸다는 것이다. 책에는 "서산 마애 삼존불"을 관리하는 한 분의 얘기가 나온다. 이 분은 배운 것이 많거나 하지 않지만, 우리 강산을 지키는 것을 자부심을 삼고 날아오는 새에게 모이를 배풀면서 살아가시는 분이셨다. 이처럼 책에서는 긴 세월동안 아무말 없이 전해져 내려온 차가운 유물에 관한 얘기를 따뜻한 온기가 흐르는 사람이 사는 이야기로 함께 그 의미를 되새기게 하고 있다. 이 책의 또다른 매력이라고 하겠다. 책에서는 안동에 관한 재미난 이야기도 함께 실려 있다. 특히 퇴계 이황의 도산서원을 소개하고 있는데, 그가 얼마나 성리학에 대가인지를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또한 우리가 안동을 양반의 고장이라고 부르곤 하는데, 안동의 양반 반열에 들기 위한 4가지 조건, 즉 공통점을 열거하고 있다. 이를 통해 다시금 안동이 왜 안동의 고장인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그 공통점은 세조찬탈 등으로 수절하고 낙향한 자, 문과에 급제해서 가문을 빛낸자, 퇴계의 문하생으로 석학이 된 집안, 그리고 임진왜란에 의병을 모아 항전한 자이거나 집안이라는 것이다. 조선시대의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아닐 수 없다. 당시의 양반은 그냥 신분제을 통한 얻어진 지위가 아니라 반드시 행해야 하는 일들을 행함으로써 인정받는 그런 지위가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책에서는 백제의 여러가지 유물들도 소개하고 있는데 유홍준 교수님은 백제의 문화를 "검소하지만 누추하지 않고, 하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다"라고 표현한 김부식의 표현을 빌어 설명하고 있다. 참 가슴에 와 닿는 표현이었다. 물론 김부식 입장에서는 백제의 문화를 하대하기 위해 표현한 말이겠으나, 실제 백제의 유물들은 누추하지도 않고 사치스럽지도 않다고 나도 생각한다. 이번 책을 통해 우리의 역사는 우리 나라 곳곳에 말없이 새겨져 있음을 다시금 새기게 되었다. "나의 문화 유산 답사기"는 역시나 훌륭한 책임에 틀림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