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대한 세계적인 위상은 최근 몇 년간 몰라보게 높아진 것이 사실이다.
일찌감치 세계 10위권의 경제력과 군사력을 갖췄고, 올림픽이나 월드컵 등 스포츠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어 왔으나, 최근 들어서는 문화적인 측면에서 조차 세계적인 영향력을 갖게 된 것이다.
아이돌 가수 방탄소년단이 빌보드 차트 1위에 올랐고, 영화 기생충과 미나리는 아카데미상을 수상하였으며, 넷플릭스에서는 오징어게임과 지옥 이라는 작품이 세계 1위를 차지하는 등 문화계에서 최근 큰 두각을 나타내며 한국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불과 20년전과는 상전벽해라고 할 만하다.
이러한 한국의 위상은 이웃나라 일본에게는 큰 충격으로 다가오는 듯 하다.
과거 우리는 일본에게 큰 열등감을 가지고 있었다. 오죽하면 "가위바위보를 해도 일본은 이겨야 한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였으니까.
한국은 1900년대 초반만 해도 일본의 식민지 시절을 겪었고, 해방의 기쁨도 잠시 동족간 전쟁을 치러야 했다.
그 이후 현대 국가의 꼴을 갖춰가기 시작하던 한국은, 일본은 그야말로 넘사벽, 넘을 수 없는 4차원의 벽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휘황찬란한 거리, 세련되고 화려한 패션, 최첨단의 전자제품과 더불어 아이들의 눈을 사로잡았던 애니메이션과 만화, 닌텐도로 대표되던 게임산업 등 일본은 거의 모든 면에서 한국에 한참 앞서 있는 나라였다.
하지만, IMF체제 이후 인터넷이 전 국민에게 보급되고, 스마트폰이 국민 개개인의 손에 쥐어 지면서, 한국은 모든 면에서 놀랍도록 발전하여, 잃어버린 30년을 지나고 있는 일본을 앞지르고 있다.
이러한 한국의 발전에 일본의 조급함을 보여주는 것이 2019년 한국에 대한 갑작스러운 "무역 제재"였다. 하지만 한국의 정부와 기업들은 전력으로 대안을 모색했고, 국민들은 일본 물품 불매운동 등으로 대항하여 부품의 국산화를 이루는 계기로 승화시켰다.
그리고 2020년부터 전 세계를 뒤덮은 코로나 팬데믹 또한 일본에 대한 우리의 시각을 재정립하는 계기가 되었다.
한국이 드라이브스루 검사, 확진자 동선 공개, 마스크 5부제 시행 등 IT 기술을 접목한 빠른 대처로 K-방역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어 가는 동안,
일본은 "크루즈국 사건"부터 우편과 팩스로 이루어지는 방역정책들을 보면서 과거 일본에 대한 환상은 깨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이러한 한국과 일본의 변화된 위상에 대해 문화적인 현상과 문화적인 성격, 문화적인 차이, 마음을 이루는 본질적인 차이를 주제로 여러가지 내용을 다루고 있다.
위에서 적은 한국과 일본의 차이는 어디서 기인할까?
여기서 모든 내용을 다룰 수 없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문화적 차이 한가지만 다루고자 한다.
책 제목과 같은 "선을 넘는 한국인, 선을 긋는 일본인"을 보면 한국과 일본의 가장 큰 차이를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대인관계의 대표적인 특징을 '오지랖'이라고 생각하고, 이러한 오지랖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경제력, 군사력, 문화, 스포츠 등 모든 면에서 다양하게 발전하는 원동력이 되었다고 공감한다.
반면 일본은 남의 일에 참견하지 않는다. 참견을 극도로 꺼리는 가장 큰 이유는 민폐를 저지르지 않으려는 동기에서 비롯된다고 한다. 이러한 참견하지 않는 문화는 '조용하고 깨끗하고 질서 잘 지키는 일본'이라는 이미지를 심었는지는 몰라도,
급변하는 현대사회에서는 융통성이 없는 나라, 변화에 둔감한 나라로 변질되어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로 나타나고 있다는 생각에 공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