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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없는 남자들(양장본 HardCover)
5.0
  • 조회 382
  • 작성일 2022-09-26
  • 작성자 송문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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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책을 읽기 전까지 거의 이십오년동안 하루키를 잊고 살았다. 지적 허영과 신념에 대한 불안으로 점철된 대학시절 미친듯이 빠져들었던 하루키는 현실 앞에서 신기루처럼 사라졌고, 세상 많은 이들이 그러하듯 나 또한 차츰 감정적 건조함을 편하게 느끼며 살아왔다. 그러다 우연히 마주한 그는 여전한 청년이었고 설렘이며, 한편으로는 슬픔이기도 했다. "여자 없는 남자들"은 7편의 단편을 모아묶은 책이다. 각각의 이야기는 항상 그렇듯이 평범한 일상 속 어느 한 지점에서 발생한 미세한 균열이 아무렇지 않았던 삶에 던지는 깨달음의 과정을 보여준다. 잊었다고 생각했던 것들, 그러나 사실은 미뤄두고 꺼내지 않았던 해묵은 감정적 숙제들이 예상치 못한 경로로 일상을 치고 들어온다. 마치 여자 없는 남자들의 화자에게처럼 말이다. 어느날 갑자기, 당신은 여자 없는 남자들이 된다. 그날은 아주 작은 예고나 힌트도 주지 않은 채, 예감도 징조도 없이, 노크도 헛기침도생략하고 느닷없이 당신을 찾아온다. 모퉁이 하나를 돌면 자신이 이미 그 곳에 있음을 당신은 안다. 하지만 이젠 되돌아갈 수 없다. 일단 모퉁이를 돌면 그것이 당신에게 단 하나의 세계가 되어 버린다. 그 세계에서 당신은 '여자 없는 남자들'로 불린다. 한없이 차가운 복수형으로. 하루키는 타인을 완전히 이해한다는 것은 절대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몇 줄의 건조한 문장으로 우리에게 각인시킨다. 아무리 깊이 사랑하는 대상이라 하더라도 완벽히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여자 없는 남자들'은 자신의 삶에 이따금씩 불어오는 근사한 서풍을 잃고도 그녀들의 죽음(영원한 부재)에 내가 관여되지 않았으면, 나때문이 아니었으면 하는 바램 말고는 딱히 느낄 수 있는 것도 없다. 그저 여자 없는 남자들이 되는 것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지,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인지는 그들이 되어 보지 않고서는 결코 알 수가 없다고 생각할 뿐이다. 여자 없는 남자들.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이라도 삶의 어느 지점에선가 마주치게 되는 상대에 대한 이질감과 상실감에 관한 조금 서글픈 깨달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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