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학교 화학시간 때 주기율표를 외우려고 원소 앞글자만 줄줄 암기하곤 했다. 물론 이제는 다 잊어버렸지만, 주기율표와 원소만 보면 지독하게 외우고 싶었던 이름들이 생각난다. 이 책 '원소의 이름'은, 별 생각 없이 외우기만 해서 의미가 퇴색되어버린 원소들의 이름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흥미롭게 다룬다.
몰랐는데, 주기율표는 2016년까지도 계속 업데이트 되고 있는 현재진행형 상태라고 한다. 옛날에 내가 알던 이름과 지금 학생들이 배우는 원소들의 이름도 달라진 게 많다고 한다. 16년까지 주기율표에 올라간 원소들은 100개를 훌쩍 넘고, 그 수 만큼의 원소들에 각각의 이름이 붙게 된 사연이 있다. 지구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되었을 원소들은, 때문에 그리스 신화, 성경, 수 세기 전 문학과 책 속에서 그 기원을 찾아볼 수 있다.
화학은 고대 그리스 철학자 때부터, 아니, 그보다 훨씬 더 전부터 인간 학문의 역사에서 다루어져 온 유래가 깊은 학문이다. 비과학적으로 다루어지기도 했지만, 어찌되었든 현대 만큼이나 고대 사람들도 원소와 화학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탐구 했음을 역사적으로 알 수 있다. 그렇기에 이 책도, 금속에 관한 고대, 중세의 기록들을 다루면서 원소들의 이름이 어디에서 파생된 것인지를 밝혀내는데, 이 점이 매우 흥미롭고 재미있다.
몇 가지 예를 들면, 17세기 광부들이 코발트를 두려워했고, 때문에 이 광물에 '도깨비'란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실제로 게임이나 문학 속에서 도깨비나 꼬마 괴물 이름이 '코발트'인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는데, 그 때마다 왜 광물의 이름을 붙였을까 의아해하곤 했다. 오히려 광물이 그 괴물의 이름을 차용한 것이다.
이처럼, 원소의 이름 중 몇몇은 과학적인 것과는 거리가 먼, 인간의 삶과 감정을 반영한 것들도 많은데, 이를 보면서 다채롭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다. 과학적이라고만 생각했던 것들이 어떻게 보면 인간의 비과학적인 모습들을 담고 있기도 하고, 원소의 이름을 통해 신학적이고, 역사적이고, 또 한 편으로는 감상적인 부분까지 읽어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