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설다는 것은 새로움이라는 매력과 동시에 그것이 무엇인지 내가 모른다는 점에서 오는 일종의 공포를 함께 담고 있다. 이 책은 그런 낯섦에 대한 책이다. 낯선 사람에 대한 인간의 뿌리 깊은 공포에 대해 다루면서도, 그 안에서 인류가 항상 꿈꿔왔던 새로움의 희망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낯섦에 대한 두려움을 제노포비아(Xenophobia)라고 하며, 그럼에도 미지의 존재와 계속해서 관계하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을 필로제니아(Philoxenia)라고 명명하며 이 두가지 개념을 서로 대비하며 글을 진행한다.
이 책이 무엇보다도 재밌었던 점은, 우리에게 잘 알려져있는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 같은 고전 텍스트속에서 위와 같이 낯선 사람에 대한 두려움과 매력에 대한 철학적 아이디어를 발견한다는 점이다.
트로이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던 오디세우스가 아내 페넬로페가 기다리는 이타카로 돌아가기까지, 20년이 넘는 시간을 방황하는 오디세이아의 이야기 속에서 저자는 오디세우스를 그 새로운 장소들의 '손님'이라는 시각으로 글을 풀어내고 있다.
일례로, 포세이돈의 아들인 키클롭스를 만났을 때, 그들은 오디세우스를 대접하는 대신 그를 잡아먹으려고 한다.
오디세우스는 손님을 정중하게 대접하는 '신들의 방식'을 존중해달라고 요청하지만, 키클롭스는 그런건 잘 모르겠고, 자신의 방식대로 손님을 대접(잡아먹겠다)하겠다고 한다.
오디세우스는 결국 영리하게 키클롭스를 취하게 만들고, 그의 눈을 멀게한다. 이후 포세이돈은 주인을 해한 죄로 오디세우스를 벌한다는 이야기이다.
이런 이야기를 통해 전통적인 그리스 문화에서, 주인이 찾아온 손님을 환대해야한다는 생각이 때로는 '강도나 해적일 수도 있는 인물을 자기 집에 기꺼이 들이려 하지 않는 자를 약탈하고, 죽이고, 노예로 만들고, 쫒아내는 것을 정당화하는 창의적인 이유'가 될 수 있다고 사유한다.
그 밖에도 네안데르탈인들의 문화, 몽골의 대초원의 관습 등 지역과 시대에 따라 새로운 만남에 대한 다양한 철학적 사유를 살펴볼 수 있어서 유익한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