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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5.0
  • 조회 389
  • 작성일 2022-06-18
  • 작성자 김영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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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읽고.

이 작품의 주인공인 외과의사 토마스의 사랑은 시골 여급으로 일하던 테레사가 바구니 속에 넣어 강물에 띄워 버린 아기처럼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는 메타포에서 시작한다. 하지만 토마스는 한 여자와의 사랑에 안주하지 못하고 수많은 여성들과 에로틱한 우정 관계를 즐기는 일명 서사적 난봉꾼이다. 그가 여성들을 쫓아다니는 이유는 객관적인 여자 세계의 무한한 다양성을 지배하려는 욕구에 의한 것이다. 그 동기는 세상을 정복하려는 소망이었다. 그에게 여성은 두려움과 열망의 대상이었고, 그 타협점이 에로틱한 우정이었다. 에로틱한 우정이 절대로 공격적인 사랑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그는 여자친구들에게 상대의 삶과 자유에 대해 요구하지 않기를 주의시킨다. 그러던 어느 날, 시골 출장에서 알게 된 카페의 여급 테레사가 찾아오면서부터 그는 비로소 삶의 무거움에 대해 배우게 된다. 하지만 그의 외도는 테레사의 질투를 자극하고, 토마스는 테레사의 고통을 덜어주려고 그녀와 결혼한다. 책임지지 않는 가벼움의 세계 속에 살던 토마스에게 테레사는 무거움 그 자체다. 토마스에게 있어 사랑과 성 행위는 별개의 것이었지만, 테레사는 육체적 사랑의 가벼움과 책임을 지우지 않는 육체적 사랑의 오락성을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토마스가 자신을 다른 여자들 가운데 하나로 취급하는 것을 못견뎌하며, 한시라도 토머스의 무게를 곁에 느끼지 않고서는 잠들지 못한다. 토마스는 그녀의 고통을 자신의 고통으로 느끼는 법을 배운다. 그러나 토마스는 또 다른 애인 사비나로 표상되는 삶의 가벼움도 포기하지 않는다.

그와 에로틱한 우정을 나누는 여인들 중 사비나는 그의 자유를 가장 잘 이해하는 여자다. 화가인 그녀는 유부남들과의 사랑을 통해 배반의 삶을 꿈꾸는 외로운 여자다. 그녀는 자신을 사랑하여 이혼을 강행하고 그녀에게로 온 대학교수 프란츠를 떠남으로써, 그를 배반함으로써 비로소 자신의 주위가 텅 빈 것을 느낀다. 의식하진 않았지만 공허가 그녀의 모든 배반에 목적이 되었던 것이다.

이 세 사람의 삶은 1968년 소련군의 체코 침공으로 커다란 변화를 겪게 된다. 정치적 억압과 사회적 혼란이 가져온 시대의 무거움은 그들의 삶을 더욱 무겁게 짓누른다. <프라하의 봄>은 그들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긴다. 역사의 현장에서 그들은 수많은 사람들이 정치적 이념 때문에 죽어가는 것을 목격한다. 하지만 이념의 무거움 속에서 살다가 역사의 시행착오에 의해 죽어간 그들의 삶은 도대체 누가 보상해 줄 것인가라는 의문을 품게 되었다. 역사는 반복되지만, 역사의 수레바퀴에 한번 치어 죽은 인간의 생명은 다시는 반복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가벼움과 무거움 가운데 '우리는 과연 무엇을 선택해야만 하는가'라는 질문을 독자에게 던져주었다.

사비나로 대표되는 가벼움, 테레사와 프란츠로 대표되는 무거움, 그리고 무거움과 가벼움의 사이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으려하는 토마스의 이야기 속에서 쿤테라는 삶과 사랑을 이야기한다. 인간의 삶을 어설픈 중간적 입장이 아닌 가벼움과 무거움으로 이분법적으로 나누어 사랑의 진지함과 가벼움, 사랑의 책임과 자유, 영원한 사랑과 순간적 사랑 등 모순되고 이중적인 사랑의 본질을 이야기함으로써 인간이란 존재의 한계를 드러내려고 하는 작품이다. 인간의 삶이란 어쩌면 너무 가벼워서 견딜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테레사와 토마스, 사비나의 삶은 그러한 인생을 보여주고 있다. 토마스처럼 누군가 한 사람에게 빠지지 않는, 삶을 그 자체로 즐기고 성을 즐기고 싶어하는 사람. 사비나처럼 정책에 대한 두려움에, 끊임없이 떠도는 삶 속에서 인간 존재의 가벼움처럼 두둥실 떠다니는 사람. 테레사처럼 소유하고자 하지만 소유할 수 없는 사랑을 가슴에 품고 영원히 자신의 존재에 대한 의문을 품어야 하는 사람. 이들의 삶은 이 책의 제목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우리가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 삶이라는 것은 어쩌면 이렇게 가벼운 것일지도 모른다. 엄연히 사랑의 방법에는 가벼움도 존재하고 삶에도 가벼움이 존재한다. 또한 무거움 속에 가벼움, 가벼움 속에 무거움이 존재하기도 한다. 소설에서는 이러한 현실세상에서 어떻게 살아야할지 4명의 대조된 인물상을 보여주며 독자에게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 같다. 필자(나)는 이 중 인생이란 가벼움 속에 무거움을 찾아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인간의 삶에서 아무런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동물적 본능대로만 움직인다면 그 자체로 가벼울 수 있다. 그러나 인류의 대부분은 자신의 존재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며, 신뢰와 사랑이라는 가치를 통해 스스로에게 의미를 부여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가벼움 속에 무거움'이라는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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