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아몬드를 읽었습니다. 책이 출간되고 뉴스 등을 장식해서 읽을려고 했으나 당시에 도서관 등에서는 예약이 힘들었고 미루고 미루다 드디어 읽게 되었습니다. 아몬드라고 하면 우리가 생각하는 먹는 견과류인 아몬드를 생각하는데 표지는 무뚝뚝한 표정의 청소년 또는 청년 같은 남자 얼굴이 있어서 무슨 연관성이 있을까 몹시 궁금했습니다.
보통 문학적 가치가 있거나 문학상을 받았다는 책은 우리의 공감을 어려울 때가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우리 사회에서 있을법한 일을 토대로 이야기를 꾸며나가서 재미있게 읽는데도 무리가 없었고, 매력적인 주인공과 그 주위의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거니와 아무래도 우리 사회의 모습과 닮고 있어서 그런것이 아닐까 합니다.
이 책의 줄거리는 감정 표현 불능증을 앓고 있는 열여섯 살 소년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이야기입니다. ‘아몬드’라 불리는 편도체가 작아 분노도 공포도 잘 느끼지 못하는 그는 엄마와 할머니의 지극한 사랑 속에서 지내는 중 크리스마스이브이던 열여섯 번째 생일날 벌어진 비극적인 사고로 가족을 잃게 됩니다. 그렇게 세상에 홀로 남겨진 윤재 앞에 ‘곤이’가 나타나서 일상에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게 됩니다. 곤이는 윤재를 괴롭히고 주인공(윤재)에게 화를 쏟아 내지만, 감정의 동요가 없는 윤재 앞에서 오히려 쩔쩔매고 매게됩니다. 그 후 두 소년은 남들이 이해할 수 없는 특별한 우정을 쌓아가고, 윤재는 조금씩 내면의 변화를 겪게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내 머릿속의 아몬드는 어딘가가 고장 난 모양이다. 자극이 주어져도 빨간 불이 잘 안 들어온다. 그래서 나는 남들이 왜 웃는지 우는지 잘 모른다. 내겐 기쁨도 슬픔도 사랑도 두려움도 희미하다. 감정이라는 단어도, 공감이라는 말도 내게는 그저 막여한 활자에 불과하다.
- 아몬드 中 P29
부모는 자식에게 많은 걸 바란단다. 그러다 안 되면 평범함을 바라지. 그게 기본적인 거라고 생각하면서. 그런데 말이다, 평범하다는 건 사실 가장 이루기 어려운 가치란다.
- 아몬드 中 P90
느낀점
이 책은 많은 생각할 거리를 주는 책인 것 같습니다.
먼저, 책을 읽으면서 한 번도 생각해보거나 상상해보지 않았던 감정결핍 등에 대해서 감정이입을 해본 것 같습니다. 내가 무서움, 슬픔, 기쁨을 느끼지 못하고 주인공처럼 인생을 살아야 한다면? 감정이라는 것을 느끼지 못해서 글과 주입식교육으로 받아야 한다면 어떤 기분이고 힘들지는 않을까를 말이죠.
그런데 우리 사회를 돌아보면 과연 주인공(윤재)만 아몬드가 없는 것일까요? 최근에 사건 사고를 접하다 보면 현대 사회의 많은 사람들이 아몬드가 없이 살아가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배려와 존중은 점차 사라지고 자신의 기분에 의해 감정을 표현하고 표출하는 과정에서 상처 이상으로 범죄까지 연결되는 경우가 참 많은 것 같습니다. 단지 작가는 주인공을 통해서 우리 사회의 단면을 작게나마 표현하고 싶었던 것은 아닌지 생각됩니다. 감정을 느끼는 못하는 사람, 감정을 느끼는 못하는 사회,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는 사회 모두 우리 사회의 비슷한 이면인 것이죠.
또한 주인공(윤재)를 통해서 튀면 안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절반만 하자','중간만 하자'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닌지 모릅니다. 조금이라도 다르거나 특이한 것이 있으면 이야기하기 좋아하고 헐뜯고 관심가지기를 좋아하고, 참견하기를 좋아하는 한국인의 특성상 주인공(윤재)같은 아이는 모두의 관심거리이고 놀림거리인것이죠. 특히 곤이와 도라뿐만 아니라 주인공 주위의 인물들을 통해서 사람 곁에 누군가가 어떻게 힘이 되어주거나 보듬어 주는 사람이 있다면 괴물이 아닌 같이 감정을 공감하는 '일반사람'이 되는데 우리 사회는 기회조차 박탈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의문을 던져주는 것은 아닌가 생각됩니다. '다름'을 '틀림'으로 간주해버리는 사회가 계속되는 이상 사회에 동화될 수 있는 사람도 사회 밖으로 내 버려지게 마련입니다.
짧은 이야기 속에서 몰입도도 있으며, 우리 사회의 단면을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괜찮은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