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보다 늦은 나이에 첫 아이를 갖게 되면서 이것저것 준비를 하다가 가장 감명깊게 읽었던 책이 "내 아이를 위한 감정코칭"이라는 책이었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내 아이를 어떻게 키울 것인가라는 주제에 대해서 얘기할 때면 항상 어떤 교육을 얼마나 일찍부터 다양하게 시키느냐가 주요한 내용이지만, "내 아이를 위한 감정코칭"이라는 책에서는 아이를 마음이 건강한 아이로 키우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생각하게 해주었고 내 아이가 태어나면 나도 조기 교육 보다는 아이의 감정에 더 관심을 기울이고 자신의 감정을 잘 다루는 아이로 키워야겠다고 마음먹었었다.
하지만 아이가 태어나고 조금씩 나이를 먹고 이제 6살이 되면서부터는 아이가 표현하는 다양한 감정들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실 나 역시 나의 감정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잘 알지 못한 채 어른이 되고 부모가 되었기에 내 아이의 감정, 특히 부정적인 감정들을 다루는 방법은 나조차 잘 모르고 있었던 것이었다.
또한 아이가 성장할 수록 같이 놀아달라고 하지만 어떻게 놀아주어야 하는지 잘 몰라 티비에 의존하거나 보드게임 한두개를 같이 하는 정도로 시간을 보내기 일쑤였다.
그런 와중에 "내 아이 감정놀이"라는 책은 내가 그동안 아이에게 가지고 있던 두 종류의 부채감정, 아이의 감정케어와 재미있는 놀이 아이디어 부족을 해결해 줄 것 같다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선택하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 역시, 자신의 아이에게 영어 조기교육을 시키는데 열의를 다하다 어느 순간 영어교육보다는 아이에게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아이의 감정을 표현하는 놀이를 고민한 끝에 이 책이 나오게 되었다.
책 속에 포함된 다양한 놀이 아이디어들도 좋았지만, 놀이 아이디어와 함께 아이가 읽을 만한 책들의 제목과 내용도 포함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동시대를 살아가며 똑같이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의 육아경험이 더 도움이 되었다.
아이의 부정적인 감정을 대할 때마다 그것을 해결해주지 못해 느끼던 부담감이 나만의 것이 아니라는 사실에 안심했고, 걱정 주머니 놀이로 아이의 부정적인 감정을 해소시키는 것을 보며 작은 깨달음도 얻었다. 내 딸아이는 걱정주머니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아 다른 감정해소법을 찾기 위해 여전히 노력중이지만 내 아이의 성격과 행동방식을 관찰하며 내 아이에게는 어떤 방법이 좋을지 고민하고 아이와 같이 찾아보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책 속에 담겨있는 감정과 관련된 여러가지 내용들은 아이의 감정을 살펴보는 작은 지침이 됨과 동시에 부모로서 나 자신의 감정을 살펴볼 수 있게 해주었다.
스노우글로브 만들기 편에서는 아이 뿐만 아니라 부모 역시 화가 나거나 여러가지 이유로 마음이 흔들릴 때는 마음을 가라앉힐 약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되짚어 볼 수 있었고, 불편하게 지내보자 편에서는 여러가지 불편한 상황들을 일부러 만들어내고 불편함을 엄마와 아이가 같이 경험해보면서 실제 불편한 상황에 처했을 때 마음을 느긋하게 가지는 연습을 해보는 것도 신선한 깨달음을 가져다 주었다.
딸아이는 3살부터 어린이집 종일반에 다니기 시작할 때 엄마와 처음으로 떨어져 낯선 환경에 가는 것이 힘들어 울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6살이 되어서는 엄마가 늦어 다른 친구들이 다 하원하고 혼자 남아있는 것도 괜찮다고 말할 정도로 의젓하게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어린이집에서도 딸아이는 다른 친구들보다 자신의 감정을 잘 표현하는 편이라고 얘기하지만, 어린아이이기에 아직은 불편한 감정을 다루는 것이 많이 서툰 것도 사실이다.
하원하고 집으로 같이 돌아오는 길에는 늘 오늘은 어린이집에서 이런저런 일 때문에 속상했다며 조잘거리는 딸을 보면서 아이에게 부정적인 감정들을 다루는 법을 어떻게 가르쳐주어야 할지 늘 고민하게 된다.
특히 내 옆이 아닌 곳에서, 엄마가 도와줄 수 없는 곳에서 부정적인 경험을 하게 될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아이에게 가르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이 책의 저자 역시 나와 같은 고민을 하며 자신의 품이 아닌 곳에서 상실감, 분노, 곤란함, 외로움 등을 겪는 아이를 위하여 아이들이 좋아하는 밴드를 활용하여 '호호밴드'를 만들고 몸이 아플때가 아닌 마음이 아플때 붙여주는 것을 보며 나도 나의 아이를 응원하기 위한 나만의 방법을 꼭 찾아야겠다고 다짐했다.
아이와 같이 앉아 이 책에 나오는 놀이 중 흥미가 있는 것을 같이 골라보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아이도 나도 자라고 있음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