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발 하라리의 유명한 역사서 『사피엔스』의 만화 버전이다. 하라리 박사가 여러 사람을 만나고 여행하면서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원작의 메시지는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각 장의 끝에서 요약 정리된 부분은 하라리 특유의 글쓰기 특징을 유지하고 있다. 영화와 명화, 유명인 들을 패러디한 부분을 찾아내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 책은 원작 총 4부 중 1부로 인류의 탄생에 관해 다루고 있다. 아프리카에서 연약한 동물로 살던 호모 사피엔스가 어떻게 전 세계로 이동하고 오늘날 먹이사슬의 꼭대기에 있게 되었는지 파헤친다. 지금까지 역사 교과서에서 배운 내용과는 너무 다른 차원의 이야기를 하고 있어서 살짝 의심이 갈 수도 있다. 한편, 인간이 가축을 기르면서 질병이 시작되었다는 부분에서는 현재 코로나 상황과 연결되는 고리가 매우 신기하게 생각들기도 했다.
사실 책도 어려운 내용을 잘 썼다고 생각했지만, 그래픽 히스토리는 직관적으로 정말 잘 정리해준다. 감각적으로 유발 하라리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에 대해서 이해하게 해준다. 즉, 그가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부터 인류ㆍ문화사에 대한 흥미가 집중력을 높였다. 그리고 그래픽 노블로 출간된다고 했을 때 학생들이나 벽돌책을 부담스러워하는 성인들에게 좋은 소식이겠구나 싶으면서도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것은 기존 630여 페이지의 분량을 어떻게 이미지로 다 담을 수 있을까 하는 선입견도 있었기 때문이다.
일단 이 책의 첫인상은 판형을 키워 보기 좋다는 것도 있었고 예상치 않게 그림이 원작의 분위기를 담고 있어서 반가웠고, 물론 중요한 것은 내용이라서 원작의 핵심을 그림으로 잘 표현해서 한 번에 와닿는 느낌이 좋았다.
역시 어쨌든 <사피엔스>에 대한 유발 하라리의 이단적 고찰과 주장이 가진 참신성에 대해서는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오래 전 글로 읽었던 <사피엔스>의 내용이 어렴풋이 떠올라 복습을 하는 느낌을 받을 때도 있긴 했지만 그렇다고 답습은 아니고 설명의 눈높이가 달라진 새로운 책을 읽는 느낌이었다. 2권부터 4권까지 모두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