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을 잃어버린 염여사가 노숙자인 독고를 만나 그를 편의점 점원으로 채용하고 성실하게 수행하는 모습을 읽어가면서 정말 판타지스러운 설정이 아닌가 생각되었다. 악독하지 않은 사장과 사장의 믿음을 배신하지 않는 직원, 그리고 사람의 진정성을 이해하는 동네 주민들, 편견을 가지고 시작했으나 대화를 통해 편견을 극복하는 이용객들 어쩌면 일상이어야 할 모습들이 낯선 판타지처럼 느껴졌다는 것은 내가 얼마나 각박한 현실을 살고 있었고, 그런 소식들을 접하고 있었던가 싶었다. 사실 중간에 믿음을 배반하는 사건이 일어날거라고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마지막 독고의 이야기까지 다 읽고나서 이 이야기들이 더이상 책 속에만 등장하는 것이 아닌 우리 주변에 따뜻한 이야기들로 채워지면 좋겠다란 생각이 들었다. 글 속에 등장하는 이 문장이 이 책의 주제가 아닌가 싶다.
소설은 실업, 빈곤, 소외 문제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는 우리 시대의 모든 인물을 투영해주며 이렇게 말해주는 것만 같았다. 여러분의 이웃을 한번 둘러 보라고 소설을 읽으며 이전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다른 세대의 어려움을 공감해볼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며 아버지 세대의 고달픔과 젊은 청년의 절망감을 느껴보고 잠시나마 따뜻한 시선을 건네볼 기회를 준다. 이 책에서 가장 이상적이었고 무엇보다 내가 나이가 들면 꼭 이런 좋은 어른이 되고 싶은 목표에 부합한 인물인 염여사를 통해 이상적인 어른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었던 게 가장 좋았고 정말 닮고 싶다. 그리고 독고처럼 어려움에 처한 손님을 외면하지 않고 함께 극복하기를 도와주는 모습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이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고 느끼는 이때 지금 우리는 서로에 관한 관심이 필요한 시기 같다. 나는 얼마나 주변을 밝히고 있을까? 밥 딜런의 외할머니가 어린 밥 딜런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행복은 뭔가 얻으려고 가는 길 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길 자체가 행복이라고 이 말이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 싶은 핵심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꼭 이런 삶을 살고 싶다. 그리고 네가 만나는 사람이 모두 힘든 싸움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들에게 친절하게 대하고 배려하는 삶으로 살기를 희망한다. 이렇게 따뜻하고 행복한 책을 통해 나 자신이 위로 받았기에 너무나 좋은 시간이 되어 감사하고 불편한 편의점의 제목이 반전이었다는 생각한다 오랜만에 따스함과 인간애가 가득찬 이야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