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요리코의 아버지 니시무라의 수기로 시작된다.
요리코는 사고 이후 불구가 된 아내와 그런 아내를 바라볼 수 밖에 없는 가정의 소중한 딸이었다.
그런 딸의 죽음이 아버지에겐 너무 갑작스러운 죽음이었고 그런 죽음을 파헤쳐 나가는 아버지는 수기를 남기고 자살한다.
책 초반은 아버지의 관점에서, 그 이후에는 잠깐 간병인에게 옮겨갔다가 마지막에는 린타로라는 소설가로 관점이 옮겨지면서 사건은 입체적으로 읽히게 된다.
소설가와 아버지가 사건의 진상을 조사하게 되면서, 아버지가 알던 딸 요리코와 친구들이 아는 딸 요리코, 락밴드 남자친구가 아는 딸은 각각에게 너무 다른 딸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런 사실이 나에겐 어느 누구도 딸 요리코의 내면까지 이해하지 못했다는 생각으로 다가와 가슴 먹먹하게 다가오긴 했다.
성장기에 겪었던 너무나 큰 슬픔, 어머니의 보살핌이 필요할 때 받지못하고 그런 어머니가 평생을 누워계셔야하는 부재감, 또 사고로 인한 알 수 없는 가정의 불안함과 중압감을 내면에 숨기고 살았을 요리코가 너무나 안타깝게 느껴졌다. 이런 감정들은 작가의 의도가 아니었을까 싶다. 불쌍한 가정에서의 딸의 죽음과 딸의 죽음을 위해 자살까지 한 아버지를 사랑으로 포장되도록 독자에게 선입견을 심어주고 시작한게 추리소설의 장치가 아닐까 싶다.
그러나 그러한 장치에도 불구하고, 범인으로 추정되는 인물과 여러 이해관계자들을 밝히는 순서가 너무 루즈해져서 처음 아버지의 수기를 읽으면서 느껴졌던 급진적인 전개로 인한 흥미가 점점떨어진 것 같다.
그래도 후미에 밝혀진 반전은 요리코와 우미에 가정 환경으로 인한 부녀의 잘못된관계였다는 것이고, 중간 중간 소설가 란타로의 생각과 대사에서 느꼈을 수도 있을 것 같긴 하다.
어쨌든, 요리코를 둘러싼 가정과 명문 여학교와 정치적이해관계에 얽힌 다양한 인물들, 선생의 덕목을 잃은 선생 등으로 작가는 거대한 반전을 노린 것 같았고, 반전이 나에게는 충격적이기는 했다. 근데 이런 내용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에게는 적당한 정도의..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