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제45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대상 수상작 - 손보미 <불장난>
무엇인가에 눈뜨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인 것 같다.
주인공은 사춘기를 앞둔 12살 초등학생 여자아이다. 주인공은 비슷한 여자아이들과 무리지어 다니며 시도때도 없이 남자아이들은 바보같다고 이야기를 나눈다. 하지만 그렇게 늘상 남자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였다는 뜻이기도 할 것이다. 주인공 여자아이는 재혼한 아버지와 새어머니 사이에서 살고 있다. 새어머니와 친어머니는 서로 많이 다른 존재로 등장한다. 친어머니는 학문적인 탐구와 연구와 관련된 커리어에 열심인 사람으로 이혼 후에는 유학을 떠난다. 새어머니는 원래 교사였지만 아버지(당시 이혼하지 않은)와의 불륜으로 인해 교단을 떠나고 아버지와 결혼한다. 둘은 서로 많이 다르지만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위하여 ‘선택’이라는 것을 한 존재로 등장한다고 생각한다. 친어머니는 가족도 소중하게 생각했지만 연구를 선택하였고, 새어머니는 커리어를 포기하고 사랑을 선택했다. 정확한 단어는 아니지만 ‘자유’에 대한 상징으로서 등장하는 면도 있는것 같다.
한편, 학교에는 주인공 여자아이들 무리와 어울리지 않지만 자신만의 고유한 자리를 가진 ‘우정’이라는 여자아이가 있었다. 사춘기가 조금 더 빨리 온 우정은 남자아이들의 장난에도 대범하게 받아칠줄 아는, 주인공이 동경하는 존재다. 하지만 어느날 부터 주인공 무리는 우정에 대한 안좋은 뒷담을 시작하고 학교 뒤 숙직실에서 중학생 오빠들과 어울린다는 소문까지 돌게된다. 그것은 단순한 시기나 재미, 성적인 사건에 대한 호기심 등이 섞인 이야기였지만 주인공은 친구들과의 관계, 우상같은 존재인 우정 때문인지 혼란스럽다. 주인공은 결국 참지 못하고 학교 뒤 숙직실로 향한다. 주인공이 찾아간 숙직실에는 진짜 우정이 있었다. 하지만 그곳에서 우정이 하고 있던 것은 우정과 비슷한 여자아이들과 시끄러운 팝송을 들으며 패션쇼 놀이였을 뿐이었다. 우정은 주인공을 패션쇼 놀이에 끌어들이지만 난생 처음 겪고 이해할수 없는 몸짓과 패션에 충격을 받아서인지 주인공은 워킹을 하지 못한채 그곳을 뛰쳐 나온다.
그리고 자신에 대한 실망감 때문인지 주인공은 한동안 방에서 틀어박혀 지낸다. 열도 나는것 같다. 마침 방학이었고 집에 혼자 남겨진 주인공은 어느날 아파트 외부 계단을 통해 옥상으로 올라간다. 그리고 아버지의 라이터(이 라이터도 사연이 있지만 넘어가자)로 불장난을 시작한다. 그리고 주인공은 타오르고 휘돌아 오르는 불꽃에 매료된다. 위험하고 은밀하지만 불장난은 주인공의 마음을 빼앗고 주인공은 방학 내내 불장난을 한다.
개학을 하고 불조심 글쓰기 대회가 열리는데 어쩌다 보니 주인공은 자신이 한 불장난에 대한 수기를 제출한다. 다만 결말만 경비아저씨에게 걸려 불놀이를 그만 두었고 그때 멈춘것이 다행이라는 내용으로 바꾼다. 경험담의 힘때문이었는지 주인공은 지역대회에서 상을 타게 되고 교실에서 자신의 글을 낭독할 기회(?)를 얻는다. 처음에는 부끄러움에 글을 제대로 읽지 못했지만 선생님의 다그침에 점점 또박또박 글을 읽게 되고 어느순간 자신감이 샘솟은 주인공은 원고지에 없던 내용을 즉흥적으로 추가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자신이 저지른 불장난의 흔적(누추하고 난잡하다는 표현을 쓴다.)을 누군가 찾아내 자신을 잡으러 오길 바란다고 결말을 바꿔 낭독을 마친다. 주인공은 이때 새로운 무엇인가에 닿은 것, 그곳에 들어가려 한 것, 그리고 지나서 다시 볼줄 아는 것을 통해 어떠한 답답했던 무엇인가를 해소하게 된 것이라 생각된다. 이 클라이막스에서 소설은 끝난다.
※ 소설중에는 아버지(어른들 세계의 거짓말에 대한 상징 등으로 등장하는 듯하다.)도 나오고 전남편(소설은 성인인 주인공이 과거를 회상하는 내용으로, 주인공 또한 친부모처럼 이혼했다.)도 등장한다. 하지만 감상문에 다 기술하진 못했다.
자선대표작 - 손보미 <임시교사>
한때 임시교사였던 주인공은 어느 맞벌이 가정의 아이 돌보미로 일하게 된다. 주인공은 혼자 살아서 인지 아이를 돌보는일 즐겁다. 그리고 하나의 온전한 가정의 한 부분이 되는 일에 남다른(?) 즐거움과 보람을 얻는다. 하지만 주인공은 절대 선은 넘지않으려 자신을 절제한다. 주인공은 교양있고 친절한 편이었고 점점 아이의 가족들은 주인공에 의지하게 된다. 나중에 아이가 충분히 자라 돌봄이 필요 없을때에도 가정부처럼 집을 챙겨주게 된다. 가족들에게 큰 일이 생겼을 때도 어른처럼 의지가되어준다. 그러나 주인공은 여전히 그들의 가족은 아닌 이야기다.
우수작 - 강화길 <복도>
막 재개발이 시작된 산동네의 첫아파트 임대주택에 주인공 부부가 입주한다. 시작부터 동네의 분위기는 음산하다. 이사를 하고 나니 음식배달부나 택배원들이 주인공 집을 찾아오지 못한다. 자꾸 옆단지로 찾아간다. 지도에도 주인공집이 잘 안나온다. 주인공집은 1층인데 밖에서 누가 자꾸 훔쳐보는거 같다. 옆단지 사람들은 주인공 부부를 대하는 태도가 쌀쌀맞다. 그러던 어느날 와야할 택배가 오지 않자 주인공은 직접 옆단지에 찾으러 나서기에 이른다. 그러다 뭔가 사건이 일어나고 이야기가 끝나는데 공간 묘사의 문제인지 내 이해력의 문제인지 사건 자체를 이해하지 못했다. 이야기는 전반적으로 고만고만하게 살기 어려운(그러나 분명 계층이 다른) 사람들 사이의 굴레에 관한 이야기인 것으로 추정된다.
우수작 - 백수린 <아주 환한 날듯>
주인공은 나이가 많다. 남편은 떠나고 혼자 살고 있다. 주인공은 아주 규칙적으로 매주 평생교육원에 다니고 있다. 너무 규칙적인 나머지, 수필 수업이 듣고 싶지 않았음에도 자신이 다니는 시간에 열린다는 이유로 수필 수업을 듣는다. 당연히 글이 안써진다.
어느날 사위가 와서 앵무새를 맡긴다. 손녀가 좋아할 줄 알았는데 막상 실제로 보니 무서워하는 탓에 손녀가 마음의 준비를 할때까지만 잠시 맡아달라고한다. 내키지 않는다. 앵무새도 집에서 시끄럽게 울기만 하지 뭐가 예쁜지 모르겠다. 앵무새를 보니 딸이 생각난다. 예쁘던 딸인데 먹고살기 힘들었던 탓에 좀 소원해졌다. 며칠뒤 앵무새가 갑자기 아프다. 걱정이 되서 동물병원에 데려간다. 앵무새는 가둬두기만 하면 안된다고 한다. 키우는 방법이 잘못됐던 것이다. 내키지 않지만 스다듬어주고 산책도 시켜주다보니 정이 붙는다. 앵무새도 점점 주인공을 따른다. 그렇게 귀여울 수가 없다. 주인공은 정말 오랜만에 이런 따뜻함을 느낀다. 그리고 사위가 와서 다시 앵무새를 데려간다. 주인공은 수필 수업을 가니 글이 써진다. 딸과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인거 같다.
우수작 - 서이제 <벽과 선을 넘는 플로우>
밤마다 이웃집에서 힙합연습하는 소리가 넘어온다. 주인공은 이해해보려 노력한다. 그리고 이야기 내내 힙합 가사가 인용되는데 힙합 노래는 몰라서재미가 없었다. 몇장 못읽고 그만 읽었다.
우수작 - 염승숙 <믿음의 도약>
주인공 부부는 형편이 좋지 않지만 젊은 시절부터 그런 서로의 모습에 끌렸다.(자기연민 비슷한 그런 감정인듯하다) 둘은 열심히 살았고 아이도 있다. 둘이 살고 있는 집은 전세집인데 비도 새고 난리도 아니다. 계약이 끝나가니 집주인이 전세금을 올려달라며 말도 안되는 요구를 한다. 주인공 부부는 더러워서 집을 사야겠다. 하지만 집은 너무 비싸다. 은행 대출도 알아보고 집도 보러 다니다. 아이도 있는터라 좋은곳에는 살아야겠고 여력은 안된다. 그러는 와중에도 주인공은 영양제를 꼭꼭 챙겨 먹는다. 아이에게도 남편에게도 아주 많이 먹인다. 집착적으로 먹인다. 소설적 과장이라고 생각될정도다. 그렇게 영양제를 먹었는데도 몸은 나빠져 병원을 간다.(독이 빠져나가는 과정이라고 얘기 하는데 일부러 헛소리처럼 들리게 쓴거 같다.) 몸뚱아리 밖에 없는 두 사람이 열심히 살수록 몸도, 상황도 야금야금 상해가는, 늙어가는, 뒷걸음질치는 상황에 대한 비유인듯 하다. 아무튼 아주 어렵게 여건에 맞는 집을 구해 이사를 간다. 하지만 뭔가 께름직한 기시감이 든다. 짐을 싸서 가니 엘리베이터가 노후화 되어 이사짐을 옮길수 없다고 한다. 비싼 돈을 들여 사다리차를 부른다. 그래도 우집이 생겼다 하는데 첫날밤부터 비가 샌다. 다음날 옥상물탱크가 터진다. 정화조도 넘친다. 엘리베이터도 고장난다. 달려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뒤로 쳐지기만하는 삶에 관한 이야기인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