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등 3개 대륙에 걸친 광활한 영토
그들 스스로 신이 지키는 땅이라고 불렸던... 단일 왕조로서는 전례 없이 긴 세월인 600년 동안 존속한 나라가 있었으니, 바로 오스만 제국이다. 그러나 오스만 제국은 19세기부터 그 영토가 조금씩 줄어들었고 1918년 제1차 세계대전에서 패배하면서 영도의 대부분을 잃고 말았다. 1453년부터 줄곧 오스만 제국의 땅이었던 이스탄불을 적에게 빼앗겼을 뿐만 아니라 제국의 마지막 영초인 아나톨리아 조차 분할될 위기에 처한 것이다. 국교인 이슬람교의 가르침을 거스르면서까지 다양한 종교의 평등을 추구했음에도 불구하고 기독교뿐만 아니라 아랍인 무슬림(이슬람교도)까지도 제국에 등을 돌렸다. 소수의 튀르크인 무슬림과 쿠르드인이 남아서 제국을 지탱하고 있었으나 모즌 민족의 통일과 모든 종교의 평등을 좇던 그들의 조국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그리하여 마침내 1922년, 왕조의 연명에만 급급한 제국 정부를 포기하기로 결심한 한 명의 장교, 즉 나중에 공화국의 건국의 아버지 아타튀르크라고 불리게 될 무스타파 케말이 주축이 되어 앙카라 정부를 수립했고, 제국은 역사의 무대에서 모습을 감추고 말았다.
멸망 이후 한동안 오스만 제국의 역사는 어둠 속으로 완전히 사라진 듯했다. 퇴폐와 정체의 늪에 빠진 제국은 술탄을 몰아내고 수립된 터키 공화국이 극복해야 할 폐단의 상징이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제국의 통치를 받던 20개 이상의 나라들로 오스만 제국의 시대를 자신들이 압제에 눌려 민족 자립을 이루지 못했던 암흑시대로 생각했다.
그러나 제국이 멸망한지 100년이 되어가는 지금에 와서 오스만 제국의 역사의 존재감이 전례없이 커지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읶는 친이슬람 정당인 정의개발당이 집권한 후부터 오스만 제국을 위대한 튀르크인의 과거로 평가하며 다양한 분야의 정치적, 문화적 상지으로 차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이다. 요즘 토키 국민들은 오스만 제국의 역사를 부끄럽게 여기기는 커녕 자신들의 뿌리로 당당하게 내세운다. 터키 공화국 뿐만 아니라 오스만 제국의 통치를 받던 국가들 역시 학계를 중심으로 오스만 시대를 객관적으로 재파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역사상 최초의 대제국에 대한 역사적 평가가 오늘날 크게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대략 600년에 이르는 오스만 제국의 역사는 약 1,000년을 존속한 역사상 가장 장수한 나라로 꼽히는 비잔틴 제국(동로마 제국)은 중간에 왕조가 몇번이나 바뀌었다. 또한 몽골 제국은 오스만 제국보자 훨씬 큰 영토를 획득하여 유라시아 대륙의 절반 이상을 지배하였으나 후계국가까지 포함해서 겨우 150년밖에 유지되지 못하고 세계사에서 덧없이 퇴장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