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녀서 보는 해부학 만화(패러디와 유머로 가득찬 해부학 개론)
"발전된 해부학의 등장 이후 여러 학자들이 새로 발견한 부위에 자신의 이름을 붙였지만 정작 이 시대를 연 베살리우스는 어떤 부위에도 자신의 이름을 붙이지 않았다. 그 대신 혁명가와 선구자로 해부학 자체에 크고 아름답게 자신의 이름을 새겼다."
저자(압듈라)는 평소 몸이 좋지 않아 병원에 자주 들락날락하는 과정에서 본인의 몸에 대한 구조를 알고 싶은 동기가 생겨 도서관에서 독학을 하다가 체육대 졸업, 국가 자격증 취득 및 만화가 데뷔를 하였다고 한다.
살면서 해부학이 뭐가 중요하나교 질문할 수도 있지만 당장 어딘가 아프면 병원부터 찾고, 의사나 간호사가 알려주는 의학적인 설명을 어렴풋이나마 이해할 수 있는 건 정규교육에서 배웠던 기본적인 인체에 대한 지식들 덕분이다. 운동을 가도 이건 반영된다. 요즘 짐(gym)들은 트레이너들이 단순히 볼륨만 키워주는 운동법을 가르치는 게 아니라 바른 몸을 만들어주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으로 바뀌고 있다.
물리치료, 운동처방사와 같은 의학이나 간호학은 아니지만 인체를 공부하는 학문들이 속속 생겨났고, 이로 인해 직업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이 책은 살짝 잊혔던 해부학에 대한 기억들을 되살려 주는 책이다. 어렵고 딱딱한 용어는 거의 없다. 당연히 교양툰이란 장르이니 독자의 눈높이를 맞춘 것이라 보인다. 각 장마다 보이는 타 만화나 영화의 포스터를 패러디한 부분도 재미를 더한다. 전문적인 내용이 빠지지 않으면서도 만화로 재미를 주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그래서 해부학에 대한 기초적이고 대략적인 이해가 필요한 이들에게 일독을 권해도 좋을 것 같다. 뿐만 아니라 인체에 관심을 갖는 누구나 읽기에도 괜찮을 법하다.
인체에 대해서는 다들 학창시절 과학 과목의 1/4을 차지하는 생물 과목에서 일부 단원으로만 배웠을 것이다.
반면 이 책에서 주로 소개하는 '주요 부위별 뼈 및 근육 이름'은 당연히 교과서에 나오지 않으므로 딱히 들어볼 일은 없었다.
이 책은 해부학의 역사, 인체의 부위별 뼈와 근육을 위주로 세분해서 전개하고 있따.
손, 어깨, 허벅지, 허리, 팔, 목, 소화계, 순환계, 비뇨계 등.. 만화라고 해서 내용이 적고 얕지는 않다.
직설적인 제목처럼 이 책은 신체의 여러 구성 요소들을 단계별로 차근차근 파헤쳐서 알기 쉽게 설명해 놓은 만화이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장르의 여러 작품들에서 가져온 패러디가 굉장히 많이 쓰였다. 패러디가 없는 컷을 찾는게 더 힘들 정도이다.
덕분에 고등 전문 지식을 이야기하고 있음에도 진입장벽이 한없이 낮아져서 부담없이 술술 책장을 넘길 수 있따는 것이 이 책의 큰 강점이자 동시에 핵심적인 세일즈 포인트인 것 같다.
이 책 하나만 읽는다고 해부학의 모든것을 알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 책을 읽음으로서 비교적 어렵게 느껴졌던 해부학에 대해 친근감을 가질 수 있고 우리 몸의 주요 부분이 어떻게 이루어져 있는지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따.
다만, 책 속에 과하게 사용된 패러디 역시 단행본으로서는 아쉬운 점이다.
해부학을 쉽게 설명한다는 취지는 달성하고 있으나 패러디엔 독자가 사전에 어느 정도 배겨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작가의 의도와 동일한 웃음을 공유할 수 있다는 태생적인 한계가 있다.
대체로 모르는 사람이 드문 메이저 작품들이고 웹 연재에서는 독자들이 댓글로 어떤 패러디가 사용되었는지를 서로 공유할 수도 있기 때문에 별문제가 되지 않으나 단행본으로 출간된 이상 이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또한 작가가 일본 만화나 애니메이션을 좋아해서인지 의도인지는 모르겠으나 틈틈이 추임새처럼 나오는 일본어들은 살짝 거부감을 준다.
그러나 해부학의 기원부터 각 명칭들의 어원까지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는 만큼 한 권 안에 많은 정보를 눌러 담고 재미를 갖춘 효율 좋은 책이라 생각한다.
작가 본인이 어려서부터 몸이 굉장히 안 좋았기 때문인지 책에서도 해부학을 설명하면서 중간중간 일상에서 유용할 마사지나 운동법도 소개하고 있다. 이곳의 소개법을 따라하면 건강해지지는 않더라도 나빠지는것은 일부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모처럼 인체에 대한 지식들을 상기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어렵게 공부한다기 보다는 편안하게 만화책을 읽는다고 생각하며 읽어두면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