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나르 작가만의 소소한 매력이 느껴지는 희곡이었다.
책을 읽는다는 느낌보다는 마치 한편의 연극을 보았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한장한장 술술 넘어갔다.
폐암수술중에 사망한 환자 아나톨 피숑이 천국에 도착해 다음 생을 위한 심판이 이루어지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이다.
재판을 이루어지는 과정이 생각하지 못한 발상의 전환이었다. 사람은 인생의 순리대로 이루어진다고 생각했었는데 아나톨의 인생은 포기와 희생의 삶으로 독자인 내가 읽었을때는 누구에게나 볼 수 있는 평범한 삶이 아니었을까 생각이 들었지만 검사역인 베르트랑은 그의 삶을 비판하기 시작한다.
학창시절에 무대를 오르면서 같이 연극을 했던 여학생 솔랑주를 놓쳐서 그 여자의 인생이 변한 것
배우의 재능을 보이면서 직업으로 판사를 선택한 것
자신이 낳은 아이들을 방치해서 그들의 삶을 망친 것
판사였을 당시에 오판을 여러번 했던 것
하루에 담배을 많이 피워 폐암에 걸린 자신의 몸을 잘 돌보지 않은 것 모두가 재판의 대상이었다.
최종 판결은 다시 인간의 삶을 사는 것으로 내려졌지만 아나톨은 다시 그 삶 속으로 가고 싶지 않아 항소를 한다.
자신의 직업은 아버지가 주변 사람들이 외면 당하고 깡패에게 위협을 당하고 있는 소녀를 구하다가 칼을 맞아 사망하면서 선택한 직업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가 좋아하고 하고싶은 것을 선택하고 싶어하지만 상황, 여건, 환경에 따라 그 선택이 달라지기도 하니까 현실성있는 선택이었다고 생각이 든다.
그러나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당황스러웠던 것은 왜 갑자기 아나톨이 천국에 남아서 재판관이 되고 싶다 말하면서 천국의 재판장이었던 가브리엘 인간의 삶이 그립다 하면서 태아로 다시 태어난다는 이야기가 너무 몰입도가 떨어졌다.
그래도 책속에 기억에 남는 문장
(베르트랑) 어떤 일이 어려워서 하지 말아야 하는 게 아니라 하지 않기 때문에 어려운 거예요!
가브리엘이 말의 의미를 곱씹고 있다. 베르트랑이 <뜻을 곰곰이 생각해 보세요>라고 말하듯 손가락으로 관자놀이를 톡톡 친다.
(베르트랑) 그러니까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이겁니다. 지나치게 평온하고 지나치게 틀에 박힌 삶을 선택하고, 자신의 타고난 재능을 등한시하고, 운명적 사랑에 실패함으로써 피숑 씨는 배신을 저질렀습니다. 그는 엘리자베트 루냐크의 꿈을 배신했어요. 결국에는 자기 자신을 배신한 셈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