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이 되기 전에 떠나보자" 작가는 IT업계에 종사하는 직장인이다. 대학생활, 취업준비, 직장생활에 적응하기까지 앞만 보고 달려왔던 그에게 서른이라는 숫자는 무게감 있게 다가왔다. 너무 늦기 전에 떠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스물아홉의 나이에 그는 처음으로 해외여행(싱가포르)을 가게 된다.
'이국적인 풍경, 처음 먹어보는 음식, 직장생활에서 벗어난 자유로움' 그는 첫 여행만에 그 매력에 푹 빠지게 된다. 이후 해외출장과 연휴, 연차를 활용하여 몇 번의 여행을 더 경험하게 된다. 그러나 너무 달콤해서 였을까, 작가는 오히려 직장생활이 더 갑갑하게만 느껴졌다. 그렇게 입사 5년차에 작가는 회사를 그만두게 된다.
'돈 많은 백수' 처음 6개월은 너무나 달콤했다. 모아놓은 저축통장, 두둑한 퇴직금. 그는 계획과 여행을 반복하며 여행작가로서 제2의 삶을 살아가는 듯 했다. 그러나 현실은 현실. 결국 돈은 모두 떨어지게 되었고, 여행작가로서 수익은 생활을 이어가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결국 몇 달간 아르바이트를 전전한 끝에, 다시 회사로 돌아가게 된다.
한 번의 실패를 경험해본 그에게 두번째 직장생활은 달랐다. 답답한 회사와 자유로운 여행의 이분법이 아니라, 자유로운 여행을 위한 준비로써 직장 생활을 하게 된 것이다. 지금은 본캐로서 직장인과, 부캐로서 여행작가를 키우며 언젠가 부캐가 본캐가 되는 날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책은 그가 다녔던 12개국 21개 도시를 여행한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솔직히 말하면 책의 내용이 엄청 재밌지는 않았다. 유럽여행을 위주로 기대했던 바와는 다르게 주로 아시아 국가 위주의 내용을 담고 있었기 때문이다. 책을 선택하기 전에 그런 내용인지 몰랐냐고? 몰랐다. 제목만 보고 책을 골라들었기 때문이다.
'반복되는 출근, 일이 인생의 전부가 된 것 같은 기분, 훌쩍 떠나버리고 싶은 마음' 대한민국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그런 생각을 해보지 않았을까. 겨우 초년생인 내게 그러한 그림자가 드리우려던 찰나 책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고민도 없이 선택. 그래서 책의 내용도 몰랐다. 그래서 이 책을 추천하지 않느냐 한다면 그럼에도 추천한다. 책을 읽는 동안 작가가 직장 생활을 이해하고, 삶의 행복을 찾아가는 방법에 매료되었기 때문이다.
책을 읽고 나에게 2가지 변화가 생겼다. 첫 번째는 나도 글을 쓰게 되었다는 점이다. 개인의 경험을 글로 남긴다는 것은 멋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기억이라는 것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희미해져 가기에, 아름다운 기억을 글로 남겨놓는 것은 그 가치가 더 크다고 생각한다. 입사 전 나는 여행을 좋아했다. 작가가 가본 나라와 도시보다 더 많은 곳을 경험해보았다. 그래서 책을 읽으며, ‘어~ 저기 나도 가본 곳인데’라거나, ‘나는 이렇게 기억하고 있는 곳을 다르게 느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도 내 경험을 글로 남기기로 했다. 물론 출간을 목적으로 하는 것은 아니고, 개인 소장이 목적이다. 최근 며칠은 퇴근 후 글을 쓰고 있는데, 떠오르는 기억에 행복하기도 하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두 번째는 직장생활을 바라보는 관점을 배웠다는 점이다. 인생은 여행과 비슷한 점이 많은 것 같다. 그런데 우리는 가끔 어디로 가는지는 까먹은 채, 달리고 있는 것만 같다. 직장생활은 여행에 있어 비행기의 엔진 같은 것이라 생각한다. 끊임없이 뜨거운 열기를 뿜으며 몇 시간이고 힘을 낸다. 그리고 그 힘 덕분에 꿈꾸던 여행지에 착륙한다. 우리는 삶에서 각자 다양한 목적지를 꿈꾼다. 안정적인 생활, 사랑하는 사람과의 시간, 가끔은 일상에서 벗어난 자유로움. 목적지에 도착하는 설렘이 있다면 장시간 비행에도 결코 피곤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책은 내 자리의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두기로 했다. 처음 책의 제목만 보고 책을 골랐던 것처럼, 열심히 일을 하다가도 꽂혀있는 책을 보면 일의 동기를 다시 한 번 되새길 수 있을 것 같다. 또 가끔은 에피소드를 다시금 한 편 두 편 읽으며, 목적지에 도착하는 모습을 상상하고 싶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묵묵히 출근하는 대한민국 직장인을 응원한다.
오늘도 파이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