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는 온갖 미사여구와 그럴싸한 사례를 들며 투자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나열한다.
뜻 모를 중얼거림으로 책의 한 귀퉁이를 채우는가 하면 전혀 체계적이지 않는 표를 내밀면서 본인의 타당성을 부르짖는다.
사람들과 토론하다 쓸데없는 말로 미신과 실제를 혼동시킨다며 야단을 맞기도 하는데 나는 이때 이 작가가 더 크게 타박 받지 않는 것이
너무나 안타까울 따름이다. 세상에 이런 글로 투자에 대한 생각을 피력하다니! 굿을 하고 염불을 외우는 거와 하등 다를 바 없지 않은가.
잘 숙성된 미신은 실제보다 더 강력하다는데 과연 삼전을 9만원에 지르고 피눈물 흘리고 있을 가여운 개미들에게 무슨 소용이 있을까.
다만 재미난 예를 들어 은행에도 가고 휴양지에도 가서 겪는 투자에 귀결되는 내용을 읽어내려가며 나름 흥미를 유발하는 것이 유익하다
면 유익했겠다. 한때 쿠팡에 큰손을 뻗어 국내 언론에도 주목을 받았던 소프트뱅크의 손마사요시도 이러한 투자의 귀재 중 하나가 아니었
겠는가. 지금은 야후와 알리바바를 알아본 그 황금 같은 안목도 세월에 빛바래 흐려졌는지 비전 펀드의 연이은 실패로 고된 행군을 하고
있지 말이다(최근 쿠팡이 상장하면서 일본 부호1위를 탈환하기는 했다)
저자 본인의 품위 없고 지적이지 못한 말투가 무척 신경 쓰이지만 이 책을 꿰뚫는 운 좋은 사람이 운이 좋았을 뿐이라는 생각에는 전적으
로 동의한다. 우리는 타임머신을 타고 미래로 가지 못하며 스피드 포스를 발현하여 과거의 나를 만나러 갈 수도 없다. 과거와 현재, 미래는
이미 짜여 있는 시나리오이며 이 순환의 열차에 몸을 의탁하고 있는 우리는 정해진 레일 위를 달려가고 있을 뿐이다. 취직에 성공하고 결
혼을 하며 로또에 당첨이 되었다가 불치병에 걸려 죽게 되더라도 이것을 우리가 피해갈 수 있는 예측 가능한 갈래의 하나가 아니라는 것
이다. 더욱 명확하고 확실하게 목도하고 있는 현실이라는 괴물이 모두의 얼굴 바로 앞에서 우리를 빤히 바라보고 있음을 왜 모를까?
애써 외면하고 못 본척해 봐야 아무 의미가 없다. 황량한 사막에 물병 하나 들고 행진하는 불완전한 우리들은 그저 내 발걸음 한 폭만이
자유로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