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음식을 주제로 그 역사를 나열하고 있어 독특한 소재에 관심이 갔다.
일단 책을 다 읽고 나니 ‘음식’이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준 사건들이 이렇게 적지 않다는 것이 놀라웠고
인간에게 이러한 먹는 것, 음식으로 만족하는 것 등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느낄 수 있었다.
책에서 신기하거나 인상 깊은 구절을 발췌하자면
"게르만인은 결혼 후 한 달간 벌꿀을 발효시킨 술을 마시며 아이를 만드는 데 힘을 썼다고 한다.
여기에서 신혼여행이나 신혼 휴가를 가리키는 허니문이란 말이 나왔다."
"몽골군이 목적지까지 가기 위해서 한 사람당 18마리의 말을 끌고 갔으며,
허기가 지면 말의 혈관을 찔러 나온 피를 마시며 행군을 이어갔다고 썼다."
"인도에는 마살라라고 하는 각종 향신료를 혼합한 조미료 종류가 있는데, 이 중 가람 마살라로 맛을 낸 요리가 우리가 아는 커리이다."
"토마토소스를 베이스로 한 스파게티를 즐기던 나폴리 사람들이 미국으로 이민을 가서 고향의 음식을 만들려고 보니
현지에서는 토마토소스를 구할 수가 없었다. 이것이 일본에 전해져 일본식으로 변형된 음식이 나폴리탄이다."
"원기를 회복시켜준다는 뜻의 레스토랑이란 이름을 붙여 팔았다."
"요리사가 쓰는 독특하게 생긴 흰색 모자는 당대의 유명 요리사인 마리 앙투안 카렘이 고객이 쓴 하얀 모자를 보고
흉내 내서 쓰기 시작했는데, 이것이 요리사 사이에서 유행해서 정착된 것이라고 한다."
"미국의 군수기업 레이시온의 레이더 설치 기사였던 퍼시 스펜서가 그때까지 통신 분야에서 사용하던 마이크로파를
음식을 데우는 데 이용할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가 근무하던 레이시온사는 1947년에 처음으로 업무용 전자레인지를 발매하게 된다."
책을 읽으면서 유럽의 탄생과 유럽인들이 아무 자원도 없던 그 곳에서 지금의 대국이 되기까지
이러한 식자재의 생산, 유통, 그것을 이용한 요리의 개발 등 음식과 관련된 일련의 과정이 큰 영향을 주었다는 점이
매우 신기하게 느껴졌고, 향신료나 커피 등 지금은 아주 흔하게 볼 수 있는 음식 재료들이 그 시대에는 다른 나라에
유출을 못하게 한다든지 식민지 건설에서 유용하게 쓰인다든지 하는 것은 경제적 번영과도 직접적인 관련이 있음을 깨닫게 해주었다.
특히 네덜란드 사람들의 경제적 관념은 다른 부분에서도 유명하고 잘 찾아볼 수 있지만 커피의 경제성을 미리 알아 차리고
식민지에 대량으로 재배하려고 노력했던 모습은 그때는 어쩌면 가혹했을지 모르지만 지금 우리는 그 덕분에 편하게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보스턴 차 사건’도 여타 세계사 책에서 많이 설명하고 있지만 ‘음식’의 입장을 두고 그 시선에서 바라보니 한 시대에
이슈가 되고 인기를 끄는 것은 비단 사람이나 물건 뿐 아니라 음식도 가능하고 음식에 매혹되어 이는 다른 경제, 정치 부분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다시금 생각하게 했다.
마지막 부분에서 저자가 언급한 가공식품의 등장, 냉동 식품, 인스턴트 식품, 또 이러한 음식의 풍요로움과
경제적 차이로 인해 어떤 나라는 영양 공급을 받지 못하고 있고, 또 어떤 나라는 개발도상국 아이들의 40배가 넘는 자원을 사용해서
성장한다고 하니 지금 내가 편하게 커피를 마시고 편하게 사먹는 음식들이 과연 정말 맛있게 먹는 그 소중한 음식의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