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칭기즈칸을 세계에서 가장 넓은 땅을 정복한 위대한 정복자로 알고 있다. 그것은 역사적 사실이고 칭기즈칸을 능가하는 위인을 없을 것 같다.
하지만, 모든 영웅들이 그러했듯이 그 후손들은 선조의 유산을 끝내 지키지 못하고 제국은 소멸한다. 물론 그 계승국들이 존재하지만 그것도 역시 역사의 흐름속에서 금새 잊혀져 버린다.
이 책은 칭기즈칸 사후에 그 직계 자손들과 몽골 후예들이 이룬 대 제국의 역사들을 다루고 있다.
칭기즈칸의 직계 후손들은 4대 울루스로 제국을 분할해서 통치했다.
첫째 아들 주치에 의한 주치 울루스, 둘째 차가타이가 통치한 차가타이 울루스, 셋째 툴리이와 그 아들 뭉케칸, 손자 훌레구가 통치한 일 칸국, 툴루이의 아들 쿠빌라이가 통치한 대 원 울루스. 다른 분류로는 킵챠크 칸국, 차가타이 칸국, 일 칸국, 오고타이 칸국, 원제국으로 분류하는 학자들도 있다.
그리고 이후 여러 칸 국들이 다시 분할되어 또 다시 몽골제국의 영향력을 이어받은 제국들로 재편된다. 그들이 티무르제국, 무굴제국, 모굴칸국, 오스만제국, 잘라이르왕조, 모스크바공국, 크림칸국, 카자흐칸국, 우즈벡칸국, 청제국까지 칭기즈칸의 직계 후손들이 아니래도 몽골인의 피가 흐르는 왕조, 지배계층으로 몽골제국의 후예임을 자처하는 곳들이다.
오스만제국의 경우 투르크멘인이 주축이 되어 세운 제국이지만 몽골제국의 계승국가로 보기도 한다. 원래 오스만 왕조는 몽골 군대의 침공을 피해 중앙아시아에서 아나톨리아반도로 이주해 온 투르크멘 집단에서 기원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오스만 가문의 역사"라는 사료에는 오스만 왕조의 건국집단이 투르크멘인과 몽골인의 혼합 집단이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오스만 왕조가 일 칸국 내에서 하나의 지방정권을 구성했다는 점은 분명하다. 술레이만을 포함한 오스만 황제들은 칭기즈칸의 법인 '자삭'의 영향을 받아 자신들의 법전을 편찬했다.
모스크바 대공국의 경우, 주치 울루스 출신의 칭기즈 일족과 군 지휘관들은 모스크바 대공국의 지배층에 편입되어 영토확장과 방어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보리스 고두노프가 바로 14세기 중반 러시아로 이주한 몽골 귀족의 후손이었다. 그리고 이반4세와 표트르 대제는 모계 선조를 통해 몽골인의 혈통을 이어받은 자들이었다.
17세기 청제국의 경우 병합된 몽골인들은 청의 주력 군사조직인 팔기병의 한 축을 담당하며 만주인의 중국정복과 경영에 기여했다. 청황실은 몽골 귀족 가문들과 혼인 관계를 맺었는데 실제로 강희제, 순치제 이후의 청황제들은 몽골인의 피을 이어받은 몽골제국의 후예들이었다.
이렇듯 유라시아 대륙을 질주했던 칭기즈칸과 그 후예들, 몽골제국의 후예들은 근대 유라시아 대륙의 뿌리이며, 그 발전과 역사에 큰 영향을 끼쳤다. 이렇게 지리적으로도 광범위하고 시간적으로도 근대에 이르기까지 지대한 영향을 끼친 제국과 기앤이 있을 수 있는지 놀랍기도 하고 잋책을 통해 잘 몰랐던 낯설던 중아시아, 유라시아 대륙의 숨은 역사들을 새롭게 알게 되어 뜻깊었던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