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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세상을 이해하는 척하는 방법
5.0
  • 조회 394
  • 작성일 2022-04-27
  • 작성자 강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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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베르트 에코의 노년은 펜과 풍자라는 그가 가진 최대의 무기를 총동원해서 당시 이탈리아의 총리였던 베를루스코니에 대항하는데 오롯이 바쳐졌다. 케이블은 물론 지상파(!!!) 방송국을 소유하고 있었던 언론 재벌 베를루스코니는 자기 소유의 방송과 신문을 총동원해 세 차례에 걸쳐 총리에 당선되었지만, 그 결과 이탈리아는 부정부패와 스캔들, 무솔리니 찬양, 경제정책의 실패 등으로 인해 침체에 빠져 다른 남유럽 국가들과 함께 'PIGS'의 일원으로 불리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에코는 방송을 장악한 베를루스코니에 맞서 출판과 기고를 통해 그의 위선을 필사적으로 비판하고 풍자했는데, 그래서 에코가 90-00년대에 쓰여진 에세이를 보면 정치적인 부분이 상당히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 다행히 2010년대에 들어 베를루스코니 정권은 경제적인 추락과 연달아 터진 스캔들로 결국 붕괴되었고, 베를루스코니 본인도 재임기간 중의 범죄로 재판을 받을 정도로 몰락했으니 결국 에코의 생전에는 어느 정도 소원을 달성한 셈. 에코 본인도 숙원을 이루고 홀가분하게 눈을 감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에코 사후 베를루스코니가 어느 정도 정치적 재기에 성공하긴 했지만, 다행히도(?) 에코 옹께서 그걸 아실 도리는 없으니까.

. 그래서 이 책의 글들 - 특히 2010년 이후에 쓰여진 에세이들은 그동안 국내정치에 많은 부분이 할애되던 다른 에세이들과는 달리 핸드폰과 인터넷, 인종주의, 몇 년 전 유럽을 발칵 뒤집어 놓은 샤를리 사태와 이슬람, 노령화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다룬다. 특히 당시 유럽을 큰 충격에 휩싸이게 한 샤를리 사태에 대해 샤를리 측이 이슬람 교도들의 종교적 감정을 모욕한 것은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기본적인 선을 넘은 것이라고 비판하면서도, 그걸 비판이 아닌 끔찍한 테러로 맞대응한 극단주의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기에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맞서 싸워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기도 하는 등 풍자나 비웃음만으로 그치지 않는 게 이 칼럼의 차이점이다. 지식인에 그치지 않고 투사로 - 그것이 에코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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