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우리 주변에서, 온라인에서, 정치 현장에서, 사무실에서 등 수많은 곳에서 갈등을 목격한다. 우리가 그 갈등의 주체가 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하지만 많은 경우, 생각이 다른 사람간에 대화가 이루어지면 접점을 찾고 해결책을 도출하기보단 서로 언성이 높아진 채로 포기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저자는 우리가 이렇게 생각이 다른 사람과 속 시원하면서도 품격있는 논쟁을 하지 못하는 이유로 '제대로 된 토론 방법을 배워본 적이 없다'는 점을 꼽는다. 그래서 상대방이 대화를 함께 나누는 양방향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고 각자 연설을 일방적으로 늘어놓기 때문에 진정한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다. 이러한 교육이 부재한 상황에서 갈등의 시대가 찾아오면서 대화의 단절과 부재 상황이 찾아왔다는 것이다.
각각 철학자, 수학자인 두 저자는 이러한 상황을 해결하고 '성숙하고 지속적인 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실용적이면서도 철학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우선 저자는 일곱 가지 대화의 원리를 제시한다. 첫 번째는 목표 인식하기이다. 서로 이해하기, 서로 배우기, 진실 찾기, 개입, 감탄시키기, 강요에 굴복 등 대화의 목표를 미리 설정하고 거기에 맞는 대화를 하라는 것이다. 두 번째는 협력관계 조성하기이다. 이기는 대화를 하려고 하지 말고 이해하기 위한 대화를 하라는 것이다. 상대방과 예의있는 대화를 나눈다고 해서 상대의 결론에 수긍하는 것도 아니고, 그의 추론에 넘어가는 것도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저자는 협력과 이해라는 목표를 분명히 제시하고, 대화를 강요하지 않고, 순수한 호기심에서 물을 것을 제안한다. 세 번째는 라포르 형성하기 이다. 특히 모르는 사람과의 대화일수록 대화 전 먼저 라포르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먼저 공통 분모를 찾을 것을 제안한다. 화제를 가로채는 것은 금물이고, 언제든 화제를 바꿀 마음의 준비를 하여야 한다. 또한 진지한 대화는 시간 여유가 있을때 하고, 무엇보다 항상 상대방에 대한 예의를 지켜야 한다. 네 번째는 상대방의 말 듣기이다. 경청이 중요하다는 점은 누구나 알지만 실제로 해보면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듣기 능력을 키우기 위해 저자는 말할 차례를 양보하고, 상대를 똑바로 바라보고 몸도 상대방을 향하고, 상대방의 말을 가로채어 마무리짓지 않고, 정적을 만들고, 방해 요인을 지목하고, 끝까지 양보하고, 대화 중 휴대전화를 꺼내지 않고, 추임새를 넣는 등의 방안을 제시한다. 다섯 번째는 내 안의 메신저 잠재우기이다. 단순히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은 의미가 없으므로 메시지 전달과 진정한 대화를 구분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상대방은 내가 잘 모르는 관점에서 문제를 보고 있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하고, 상대방의 메시지 전달에 내 메시지 전달로 맞서면 안되며, 상대방이 명시적으로 요청했을 때만 내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여섯 번째는 상대방의 의도 파악하기이다. 만약 상대방이 내 의도를 의심한다면 구지 반론하기보단 대화의 초점을 '의도'에서 '추론'으로 옮겨가는 것이 좋다. 역으로 상대방의 의도가 의심된다면 궁금증을 푼다는 자세로 접근해야 한다. 마지막 일곱 번째는 대화를 끝낼 시점 판단하기이다. 대화의 주된 감정이 '답답함'이라면 대화를 끝내는 것이 좋다. 항상 선을 넘지 말아야 하고, 상대방이 조금이라도 의심을 품게 되면 대화를 중단하기 좋은 시점이다. 또 대화를 끝낼 때는 상대방에게 고마움을 표시한다.
다음 부분은 생각의 변화를 이끄는 아홉 가지 방법이다. 첫 번째는 본보기 보이기이다. 상대방에게서 원하는 행동을 내가 먼저 보이는 것이다. 두 번째는 용어 정의하기이다. 세 번째는 질문하기이다. 질문을 할 때는 구체적인 질문을 던지는 것이 좋다. 네 번째는 극단주의자와 선 긋기이다. 이는 우리 편에도 해당된다. 우리 편의 나쁜 행동은 먼저 지적하는 것이 좋다. 다섯 번째는 소셜미디어 신중하게 이용하기이다. 소셜 미디어에서 감정을 분출하는 것은 금물이다. 여섯 번째는 기여 요인 논하기이다. 탓하기에서 기여 밝히기로 관점을 바꾸어 대화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일곱 번째는 인식 원리에 주목하기이다. 상대방이 해당 사실을 어떻게 알았는지 알아보는 것이다. 여덟 번째는 배우기이다. 상대방이 생각이 닫힌 사람이라도 상대방의 사고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아홉 번째는 대화 중 기초적인 실수를 범하지 않는 것이다.
민주주의의 기본은 대화와 타협이라고 하고, 모두가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막상 이렇게 바람직한 대화의 방법을 제시하는 책은 신선했다. 물론 이 책을 한 번 읽은 것으로 바로 대화의 달인이 될 수는 없겠지만, 이 책에서 배운 내용들을 일상에서 연습하며 대화의 질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