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을 모티브로 한 작품들이 제법 나오는 것 같다.
일본에서 편의점 문화가 발달하면서 편의점과 관련된 작품들이 나왔던 것처럼
이제 우리도 카툰이나 소설의 소재로 편의점이 등장하기 시작한거다.
이번에 읽은 책의 제목은 "불편한 편의점"
편의점이 편리하자고 만들어진 것인데 불편하면 어쩌나.
앞뒤가 맞지 않은 제목의 책을 궁금한 마음에 펼쳐보았다.
제목만 들어봤던 <망원동 브라더스>의 작가 김호연의 작품으로
이야기의 시작은 지갑과 중요한 물건을 넣은 파우치를 잃어버린채 KTX를 탑승한 한
염여사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꼼짝없이 지갑을 잃어버린 줄 알았던 그녀에게 걸려온 한통의 전화.
어눌한 말투로 파우치를 가지고 있다는 한 남자의 이야기에
염여사는 다시 서울역으로 돌아간다.
그렇게 만난 사람은 서울역 노숙자 독고씨.
다른 노숙자로부터 염여사의 파우치를 지키려고드는 그를 좋게 본 염여사는
자신이 운영하는 편의점으로 데려가 원하는 도시락을 먹게 해준다.
감사의 의미로 하루 하나의 도시락을 먹으러 와도 좋다고 허락해주는데
그는 그렇게 이 편의점과 인연을 맺게 된다.
서울역 노숙자가 우연한 기회에 편의점 사장을 알게 되고
그가 편의점에 근무하게 되면서 주위 사람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해결해준다는,
어떻게 보면 정말 말도 안되는 판타지 소설이다.
평을 읽어보니 따뜻한 소설이라고 좋다고 평해준 사람이 있는가하면
너무 판타지 소설이라고 깎아내린 사람들도 없지 않았다.
나도 읽으며 그 중간을 오갔던 사람인데
솔직히 너무 술술 넘어가서 단숨에 읽을 수 있었던 것도 사실.
반전 역시 예상되었던 반전으로 판타지임이 확실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계속 느꼈던 것은
가장 가깝다고 생각하는 가족이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아 오해가 쌓이는 것이
소설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일까? 하는 것이었다.
사람은 참 이기적이어서 "내가 가장 힘든 삶을 살고 있다"고 오해하기 쉽고,
가족이라 하더라도 그의 아픔과 괴로움을 온전히 이해하려들지 않는다.
그런 우리의 모습을 그려낸 것이 이 책이 아닐까 생각된다.
다만 상당한 부분에서 판타지가 깔려 있으며
특히 독고씨의 커밍아웃 부분에서는 뭔가 좀 상쾌하지 않은 그런 부분이 있었다.
어쨌든 코로나시국에 편의점을 배경으로 그려낸 그럴듯한 소설로
속도감 있게 읽을 수 있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