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기존에 우리가 알고있던 일반적인 유전에 대한 내용(선천적인 유전 및 전이)가 아니라 사이비취급 받았던 이른바 '후성유전학'에 대한 이야기 이다.
- 후성유전학이란 유전적으로 동일한 두 개체의 표현형이 서로 아주 다르게 나타나는 현상을 설명하는 학문이다[예컨대, 유전자가 100% 일치하는 쌍둥이라도 외형, 성격, 취향, 질병 등이 결코 100% 같은 경우는 없으며, 또한 이런 차이는 유전자 이외의 방식으로 자손에게 전이되기도 한단다]. 유전자 대본과 최종 결과 사이의 이 부조화를 초래하는 메커니즘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이러한 후성유전 효과는 어떤 종류의 물리적 변화, 다시 말해서 살아 있는 모든 생물 세포를 이루는 분자들의 배열에 일어난 어떤 변화가 그 원인이 되었을 게 분명하다. 분자 차원에서 말하자면, 후성유전은 우리의 유전 물질에 일어난 변형으로 정의할 수 있는데, 이 변형은 유전자 자체를 변화시키지는 않지만, 유전자의 스위치를 켜거나 끄는 방식을 변화시킨다.
후성유전학 개념에 착안하여, 유전자를 건드리지 않고 단지 유전자의 스위치를 켜거나 끄는 방식을 인위적으로 변화시킴으로써 생명체 자체의 변화를 꾀하고자 하는 실험이 40여 년 전부터 시도되어 왔다. 이로부터 '줄기세포'가 등장하게 된다. 줄기세포는 심장세포나 뇌세포와 같이 분화가 완전히 끝난 상태가 아닌, 그리하여 적절한 조건이 주어지면 어떤 신체 기관으로도 분화가 가능한 세포를 의미한다. 줄기세포와 관련하여 가장 혁명적인 공을 세운 두 과학자는 존 거든과 야마나카 신야(2012년 노벨 생리의학상 공동 수상)이다.
과학은 여타 인간 활동과 마찬가지로 기분 변화와 유행에 영향을 받기 쉽다. 유일하게 중요한 것은 우리의 DNA 대본, 즉 유전자 유산뿐이라는 개념이 지배적인 정통 학설처럼 보이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의 연구를 통해 우리는 이것이 사실이 아님을 보았다. 같은 대본이라도 세포의 상황에 따라 서로 다르게 사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이 분야는 강경파 후성유전학자들이 DNA 암호의 중요성을 최소한으로 깍아내리려고 하면서 정반대 방향으로 쏠릴 위험에 처했는지도 모른다.
지금까지의 유전에대한 상식은 타고난 유전은 바꿀수 없다는 것이지만, 후성유전학은 '제한된 범위' 내에서 이를 통제 가능하다고 주장하는것과 마찬가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