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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멘토 모리(이어령 대화록 1)
5.0
  • 조회 393
  • 작성일 2022-05-31
  • 작성자 이태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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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에 비해 또래 친구들의 죽음을 많이 경험했다.

매일 보던 사람을 이제는 절대 볼 수 없다는 게 당시엔 전혀 실감이 나지 않았던 것 같다.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지금도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 힘든 어느 날 전화해 보자고하면 그 친구들이 달려 올 것만 같다.

하지만 그럴 순 없었다. 죽음은 현실이었다. 아무리 보고싶다 외쳐도 그 친구들은 어떤 응답도 하지 않았고, 내 그리움은 공허한 메아리만 칠 뿐이다. 그런 기억때문인가 '죽음'이라는 감각에 누구보다 선명했다. 내게 죽음은 언젠간 다가올 막연한 것이 아니었다. 오늘도 내 목을 쬐어오는 보다 구체적인 공포였다. 아무렇지 않으려했으나, 깊고 깊은 공허의 늪에서 매일을 허우적거린다. '그래서 이런 일들이 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 거지'라는 물음은 습관이 되었다.

그러나 죽음을 감각하는 일엔 슬픔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죽음은 내 삶에 새로운 지평을 열어다주었다. 삶의 유한함을 받아들이는 순간, 삶은 보다 자유로워졌다. 잠시 허락된 삶이라는 걸 깨닫자, 감사한 삶을 소중하게 쓰고 싶었다. 나를 모르고 나를 말하는 사람들이나 툭하면 거짓을 말하며 속이려 드는 인간들의 시선에 구애받지 않고, 꿈을 꾸고 그 꿈처럼 살아가고 싶었다. 그리고 그렇게 살았다. 내 삶을 내려치는 것에 익숙해 이런 말 하는 게 서툴지만, 그래도 이제 와 돌아보니 꿈 같은 삶을 살았던 것 같다. 그리고 그런 삶의 시작에는 '죽음'이라는 게 있었다.

'메멘토 모리', 이 책의 제목인 메멘토 모리는 '죽음을 기억하라'라는 뜻의 라틴어이다.

죽음이라는 게 언젠가는 다가올 일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지만, 정말 본인이 언젠가 죽을 거라고 생각하고 사는 사람은 그다지 없는 것 같다. 외면하고 싶은 단어이지만, 죽음을 받아들여야 인생이 더없이 자유로워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죽음 앞에선 모든 가치가 평등하다. 그리고 모든 가치가 평등해지는 순간, 진정 본인의 마음을 따라 마음껏 인생을 여행할 수 있다.

의미를 묻지 않고 내가 살아가는 삶 자체가 의미가 될 수 있는 인생. 나는 그 인생을 위해 오늘도 힘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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