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부부가 새로운 아파트에 계약을 했다. 부부의 첫 집인 만큼 아내는 인테리어에 애정을 갖고 하나 둘 꾸미기 시작했다. 아내는 DIY를 할정도로 집의 애착을 보였다. 이 부부에겐 영우라는 소중한 아이가 있었다. 영우는 어린이집을 다닐 나이의 조그마한 어린이였지만 지난 봄 소중했던 그 아이는 어린이집 차에 치여 그 자리에 숨지게 된다. 어린이집에서는 영우의 목숨값만 맞바꾼 보험금을 지급했지만 이 부부는 형편이 어려워짐에도 보험금을 쓰지 않고 생활을 이어간다. 설상가상 아내의 삶은 피폐해져 집안에서만 생활할만큼 무기력하고 삶을 이어나갔다.
그러던 중 시어머님이 오셔서 집의 여러가지 살림들을 맡아 도와 주시던 중에 목이 말라 방치되었던 복분자액을 발견하고 마시려고 오픈 하였는데 부엌 벽지에는 폭발한 복분자 액이 누군가 갈겨놓은 낙서처럼 튀어버려 어쩔 수 없이 새로 도배를 해야 되는 상황이 찾아오게 된다.
시간이 한참 지나 아내는 갑자기 새로 도배를 하자고 했고 도배 하던 중 영우가 삐뚤빼뚤한 글씨로 'ㅇ' 글자 하나가 적힌 벽지를 발견한다. 영우 의 이름 모두 쓰지 못한 채 적힌 벽지였다. 부부는 울음을 터트리는 것으로 끝이 난다.
어떻게 이런 표현을 할 수 있을까. 감탄 하면서 읽었다.여러가지 챕터 중 '입동'편에서 정말 많은 눈물을 흘렸다.
그러곤 내가 여태 지인과 친구들 에게 위로의 말을 건내 주었던 것들이 '꽂매' 처럼 느끼지는 않았을까. 타인의 아픔을 공감하며 꽃으로 때리는 행위들을 하지는 않았을까. 처음에는 같이 아파했다가 시간이 지나면 당사자가 아닌 사람들은 금방 그 아픔을 잊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당사자들은 그 아픔과 슬픔에 허우적 대고 있다. 그 모습을 보곤 그만 울라고 말하는 그 말이 얼마나 가슴아픈 상처인지 다시한번 깨닫게 되었다.
타인의 슬픔의 우리는 제대로 공감하고 있는것일까? 인간은 영원히 타인의 슬픔을 이해할 수 없다 는게 내 생각이다. 사실 이 말이 슬프게 느껴진다. 영원히 이 슬픔에 혼자 일 수 밖에 없어서.
바깥은 여름이고, 슬픈 사람의 내면은 하얀 눈발이 날리는 겨울인 삶에서 시간이 멈춰있지만
그래도 한가지 소망이 있다면, 계절이 가지 않은 채 그 기억속에 갖혀 외로운 삶을 살아가는 그 사람들이 다른 시간을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뭐라도 외쳤으면 한다.
그 외침을 들은 누군가는 반응을 할테니까. 바깥 계절과 다른 시간대의 계절을 사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을 것이기에.
읽으면서 센서티브한 감정들로 물이 차오르듯 감정들이 적셔져 갔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외롭지 않아서 좋았다.
아마도 책의 슬픔이 나 혼자만 느끼던 것들이 아닌 것 같아 외롭지 않아 좋았던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