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메트릭스" 처럼 우리의 인생은 이미 정해저 있고 짜여진 각본에 따라 움직이는 프로그램일 뿐이다. 보고, 느끼고, 생각하는 모든 것도 그저 환영에 불과하다. 자유의지란 처음부터 주어지지 않았다. 이 세상은 하나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무수히 많은 우주 속에 무수히 많은 세상이 동시에 존재한다. 시간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한 인생은 영원히 반복된다. 어디서 한번 쯤 들어본 말이다.
살다 보면 쉬운 길이 있을 것이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아마 쉬운 길은 없을 것이다. 그냥 여러 길이 있을 뿐이다. 결혼을 한 삶을 살았을 수있고 가게에서 일하는 삶을 살았을 수도 있고 빙하를 연구하면서 살았을 수도 있고 올림픽에 나가 메달리스트가 됐을 수도 있다. 매일 매순간 우리는 새로운 우주로 들어간다. 자산을 타인 그리고 또 다른 자신과 비교하며 삶이 달라지기를 바라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낸다. 사실 대부분의 삶에는 좋은 일과 나쁜 일이 공존한다.
삶에는 어떤 패턴이나 리듬이 있다. 한 삶에만 갇혀 있는 동안에는 슬픔이나 비극 혹은 실패나 두려움이 그 삶을 산 결과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런 것들은 단순히 삶의 부산물일 뿐이데 우리는 그게 특정한 방식으로 살았기 때문에 생겨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슬픔이 없는 삶이 없다는 걸 이해하면 사는 게 훤씬 쉬워질 것이다. 슬픔은 본질적으로 행복의 일부이다. 슬픔이 없이 행복을 얻을 수 없다. 물론 사람마다 그 정도와 양이 다르다. 그런 삶이 있다고 생각하면, 현재의 삶이 더 불행할 뿐이다.
자신이 살지 못하는 삶을 아쉬워하기란 쉽다. 다른 적성을 키웠더라며, 다른 제안을 승낙했더라면 하고 바라기는 쉽다. 더 열심히 일할걸, 더 많이 사랑할걸, 재테크를 더 잘할걸, 더 인기가 있었더라면 좋았을걸.
사귀지 않은 친구들, 하지 않은 일, 결혼하지 않은 배우자, 낳지 않은 자녀를 그리워하는 데는 아무 노력도 필요 없다. 다른 사람의 눈을 통해 날보고, 그들이 원하는 온갖 다른 모습이 내게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라는 건 어렵지 않다. 후회하고 계속 후회하고 시간이 바닥날 때까지 한도 끝도 없이 후회하기는 쉽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살지 못해서 아쉬워하는 삶이 아니다. 후회 그자체다. 바로 이 후회가 우리를 쪼글쪼글 시들게 하고, 우리 자신과 다른 사람을 원수처럼 느껴지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