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검색해보면 자기계발서로 분류되어 있는데, 읽다보면 자기계발서라기보다는 가벼운 소설 또는 에세이 느낌이다. 제목 그대로 서울에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고 대기업에 다니는 김부장의 이야기인데, 어느 직장에나 있을법한 상사의 모습을 갖고 있기도 하고, 아직도 이런 사람이 있을까 싶게 좀 옛날 스타일의 고리타분한 꼰대 캐릭터이기도 하다. 직장생활에 대한 이야기라 김부장을 비롯해 여러 직급의 다양한 직원들의 이야기가 계속 등장하는데, 김부장이 1편이고 2편 <정대리, 권사원 편>, 3편 <송과장 편>도 나왔다니 나중에 읽어봐야겠다.
임원이 되겠다고 상무와 전무에게 잘 보이려 애쓰며 주말마다 골프장에 모시고 다닌다거나, 외제차 타고 출근한다고 후배들에게 잔소리할 생각을 하면서 정작 본인은 남의 시선에 항상 신경쓰면서 명품 쇼핑하는데서 만족을 찾는 모습은 별로 와닿지도 않고, 대기업 부장씩이나 됐는데 저렇게 한심할 수가 있나 싶었는데..대학생 아들에게 대기업 입사만을 강요하는 모습에서는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김부장은 와이셔츠에 넥타이 매고 대기업으로 출근하는 것을 자랑스러워 하는, 그래서 아들도 자기처럼 대기업에 입사하기를 바라는 사람이다. 그런데 대학생인 아들이 아르바이트 삼아 시작한 일이 잘된다고 졸업 후에도 취직하지 않고 인터넷판매업을 계속 하고 싶다고 하자, 김부장은 절대 안된다고 반대하지만 그의 아내는 하고싶은대로 해보라며 아들을 지지해준다. 이 아내가 정말 훌륭한 사람인데, 김부장은 그걸 모르고 그저 집에서 노는 뭘 모르는 아줌마라고 생각한다. 나중에 퇴직한 뒤에는 결국 아내가 몰래 준비했던 공인중개사 자격증 덕에 그나마 생계유지도 하고, 평소 무시했던 형님의 추천으로 세차장을 운영하면서 자기가 그동안 얼마나 편협한 시각으로 좁은 세상에서 살아왔는지 깨닫고 퇴직 후 새로운 삶을 살아가게 된다. 자기가 학교를 졸업하고 취직하던 때와는 너무 많이 달라진 세상에서 재미있으면서 돈도 벌 수 있는 일을 스스로 찾아 열심히 해나가는 아들도 그렇고, 평생 자기를 위해 하고싶던 일도 포기하고 집에서 아이 키우며 가정을 도맡아 온 아내도 얼마나 현명하고 훌륭한 사람이었는지 새삼 깨닫게 되면서 늦게라도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고 두번째 인생을 꾸려나가는 모습이 다행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퇴직 후 사기당하고 공황장애까지 겪던 사람이 가족들의 도움으로 다시 일어섰으니 김부장은 그래도 복받은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