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속 등장하는 저자를 보면서 명석한 분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그래서 대표 작품을 찾아보고 독서비전을 통해 읽어보기로 했다.
'떨림과 울림'은 '김상욱의 양자공부'보다 좀 어렵다. 아니 어렵다기 보다는 말하는 대상의 폭이 좀 넓다. '김상욱의 양자공부'는 물질은 원자로 구성되어있다고 말하면서 원자의 이론들을 설명했다면, '떨림과 울림'은 우주의 모든 것들은 떨고 있다고 말한다.
떨릴때 나타나는 진동을 저자는 우주에 존재하는 가장 근본적인 물리현상이라고 소개하면서, 우리 주위에서 떨고 있는 심지어 보이지 않는 많은 사물과 그에 따른 이론들을 과학적이면서도 인문학적으로 풀어놓고 있다. 암튼 세상은 볼 수 없는 떨림으로 가득하고 인간은 수많은 떨림에 울림으로 반응한다. 우리는 다른 이의 떨림에 울림으로 답하는 사람이 되고자 한다. 나의 울림이 떨림이 되어 새로운 울림으로 보답받기를 바란다. 인간은 울림이고 떨림이다. 과학자가 쓴 과학 이론서라기 보다는 세상을 바라보는 냉철하고 따뜻한 철학책 같은 느낌이 책을 읽는 내내 들었다.
우주, 아니 물질의 탄생부터 시작하여 인간이 지구를 쥐락펴락하는 문명의 발달을 이룬 지금까지 총망라하여 모든것은 정지에 가까운 작은 진동, 단진동을 한다고 말한다. 신을 믿고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현상에 의미를 부여하더라도 모든 세상은 수학으로 굴러간다. 물질의 궁극을 탐구하는 현대물리학은 세상이 끈으로 되어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한다. 이것을 초끈 이론이라 하는데 우주는 초끈이라는 현의 오케스트라다.
그 진동이 물질을 만들었고, 그 물질은 다시 진동하여 소리를 만든다. 흰두교에서는 신을 부를 때,옴이라는 단진동의 소리를 낸다고 한다. 이렇게 소리의 진동은 다시 신으로, 우주로 돌아간다. 결국 우주는 떨림이다. '떨림과 울림'은 물질의 기본입자에서 분자, 인간을 거쳐 태양과 은하에 이르는 우주의 모든 존재와 사건을 훑고 있다. 그러면서 물리는 한마디로 우주에 의미가 없다고 말한다. 우주는 법칙에 따라 움직인다. 뜻하지 않은 복잡성이 운동에 영향을 줄 수도 있지만 거기에 어떤 의도나 목적은 없다. 생명체는 정교한 분자화학기계에 불과하다. 초기에 어떤 조건이 주어졌는지는 우연이다. 하루가 24시간이거나 1년이 365일인 것은 우연이다.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도는 것은 기쁜 일도 슬픈 일도 아니다. 아무 의미 없이 법칙에 따라 그냥 도는 것뿐이다. 진화나 멸종에 목적이나 의미는 없다. 의미나 가치는 인간이 만든 상상의 산물이다. 우주에 인간이 생각하는 그런 의미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