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미셀 자우너는 미국 인디밴드 ‘재패니즈 브렉퍼스트’의 보컬이자 기타리스트이다. 그녀는 1989년 서울에서 미군 상대 중고차 영업교육을 받으러 온 미국인 아버지와 서울의 한 호텔에서 일하던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한 살 때 미국 오리건주 유진으로 이주하여 성장한다. 두가지 문화가 섞인 가정에서 자란 그녀는 누구보다 먹는 것에 진심이었던 한국인 어머니 덕에 많은 한국음식과 식자재를 경험하며 자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적이고 잔소리 많았던 어머니와 방황하는 아버지와 트러블을 겪고 독립 후 다른 삶을 향해 살아가다가 2014년 갑작스런 어머니의 암 발병으로 인해 모든 일을 중단하고 어머니 곁으로 돌아온다. 그녀의 어머니가 항암 중 제대로된 식사를 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오래전 어머니가 하던 요리법을 떠올려보며 무언가를 만들어드리려고 해도 사실상 그녀가 제대로 된 음식을 만들지도, 그리고 어머니는 제대로 소화하지도 못한다.
그랬던 어머니를 떠나 보낸 후 그녀는 H마트(미국의 한국상회)를 찾아 식자재를 구매하며 어머니를 그리워하고 추억한다. 나는 이 책의 첫 챕터를 몇달 전 뉴욕타임즈 칼럼을 통해 접했고 당시 영어로 읽었을 때에는 한국인 어머니에 대한 짧은 애도인 것으로 기억한다.
한국적인 것은 어머니를 통해 접한 것이 거의 전부였던 그녀가 영어로 묘사하는 한국음식을 다시 한국말로 번역한 표현법을 보며 나도 모르게 외국인에게는 그렇게 보일 수도 있었을것 같은 한국음식에 대해 다시 한번 이해했다.
애도와 상실의 감정을 어머니가 알려준 한국음식을 만들고 먹으며 느끼는 미셀 자우너를 바라보는 내 심정은 사실상 놀랍지 않았다. 자라온 환경상 이러한 국제결혼 후 자녀들이 양쪽의 문화에 애매하게 양발을 걸치며 자라는 것을 많이 보았고. 상상 외로 그들이 먼 한국이라는 곳에 대해 상당히 큰 애착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마찬가지로 작가도 역시 많은 갈등과 호기심, 그리고 애착으로 점착된 어린 시절을 보낸 후 지금은 훌륭한 가수로, 작가로 성장했다. 이 애절한 어머니를 향한 애도를 읽으며 어느 누구도 눈물을 훔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