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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
5.0
  • 조회 393
  • 작성일 2022-04-27
  • 작성자 정형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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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이야기는 영혜의 꿈에서 비롯 된 채식주의에서 시작된다. 영혜의 가족들은 모두 강제로 고기를 먹게하려 하지만 영혜는 절대로 먹지 않으려 하고 거부하는 영혜에게 아버지는 폭력을 사용한다. 형부는 아내에게 우연히 들은 영혜의 몽고반점에 본능적인 욕망을 느끼게 하고 욕구를 취하게 된다. 가족들은 영혜를 멀리하지만 언니만이 영혜를 돌봐준다. 언니는 과거에 아버지가 영혜를 때리고 폭력인 모습을 볼 때마다 회피하고 방관했던 자신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영혜는 영혜라는 사람보다 그저 평범한 여자로 한 남자의 평범한 아내이고 동생, 딸로 살아왔다. 자신의 모습이 없는 일상과 과거의 폭력과 억압된 생활이 지금의 영혜가 되어버였다. 꿈이었지만 고기는 그녀를 억압했던 폭력과 욕망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정신병원에 입원한 영혜가 나무가 되려는 모습은 폭력과 억압된 생활에서 완전히 벗어나고 자신이 주체가 되는 삶을 찾으려 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 작품은 슬프다. 네 사람의 모습은 동생이고 아들이고 남편인 나의 모습일 것이다. 결국 영혜는 나무가 되어 자신을 찾았을까.

『채식주의자』의 주인공 ‘영혜’는 작가가 10년 전 발표한 단편 「내 여자의 열매」(『내 여자의 열매』, 창비 2000 수록)에서 선보였던 식물적 상상력을 궁극의 경지까지 확장시킨 인물이다. 희망없는 삶을 체념하며 하루하루 베란다의 ‘나무’로 변해가던 「내 여자의 열매」의 주인공은, 어린시절 각인된 기억 때문에 철저히 육식을 거부한 채로 ‘나무’가 되기를 꿈꾸는 영혜와 통한다.

단순한 육식 거부에서 식음을 전폐하는 지경에 이르는 영혜는 생로병사에 무감할뿐더러 몸에 옷 하나 걸치기를 꺼리는, 인간 아닌 다른 존재로 전이된 모습으로 그려진다. 더 나아가 “내가 믿는 건 내 가슴뿐이야. 난 내 젖가슴이 좋아. 젖가슴으론 아무것도 죽일 수 없으니까. 손도, 발도, 이빨과 세치 혀도, 시선마저도, 무엇이든 죽이고 해칠 수 있는 무기”(「채식주의자」)라고 믿는 영혜는 아무도 공격하지 않고, 공격받지 않는 순결한 존재가 되는 듯하다.

반면 영혜 주위의 인물들은 육식을(영혜 남편), 혹은 영혜의 몸과 몽고반점 그리고 자신의 예술혼을(영혜 형부) 지독하게 욕망한다. 그들의 욕망은 결국 누군가에게 또다른 상처를 주고 끔찍한 기억을 남긴다. 인간의 욕망이란 본래 그런 것이다. 생명이 있는 한, 그 대상이 무엇이든간에 욕망할 수밖에 없는 동물적인 육체로 살아가야 하는 정체성을 포기한 영혜는 결국 죽음에 이르는 길을 담담하게 받아들인다. 영혜로 표상되는 식물적인 상상력의 경지는 소설가 한강의 작품세계를 가로지르는 소설 미학이며, 이야기로서든 상상력으로서든 감각으로서든 우리 소설의 차원을 확장시키는 시도임에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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