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앞 도입부에는 이 소설이 자기의 자화상, 혹은 실제로 작가의 경험을 그린 수필같은 소설이라고 했다.
글 초입부부터 묘사되는 그 옛날시절의 자연과 놀이 그리고 어린아이들의 눈에 비친 어른들의 모습들을 보면서
공감도 많이하고 감정이입이 잘 되었던 것 같다.
어떻게보면 나도 내 또래 친구들보단 흙바닥이 다니는 시골에서 9년을 보냈으니 그보다 훨씬 더 이전의 세월이겠지만
어렴풋이 머릿속에 소설의 내용과 묘사들이 그려졌다. 그래서 더 따뜻하고 소중하고 그리웠다.
추억이 되버린 또 한편으로 아픔이었고 기쁨이었던 그날들을 묵묵히 온전하게 그려내는 느낌을 받았다.
뒤로 갈수록 우리의 역사의 아픔인 일제강점기에 접어들면서 더 묘하게 가슴아프고 아려왔던 것 같다.
담담하게 그려낸 역사의 참혹함과 일상생활이 파괴된 가족들 그리고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그 아픔속에서도 그 시절에 있었던 젊었던 나, 어렸던 나, 그리고 생동감 넘쳤던 자연의 모습들을
그리워하는 모습들을 충분히 느끼고 나 역시 과거를 회상하며 이 책을 마무리했던 것 같다.
작가의 순전한 기억력을 의지해 만들어낸 이 이야기는 어쩌면 우리 모두의 인생이 소설의 주인공이
될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들게 만든다.
그 무던한 어린시절과 무던하지 않은 일제강점시대를 거치면서 한가족의 아픔으로 이어질 이야기들을 또 서슴없이
꺼내가면서 그런 기억의 경험들이 쌓여 지금 내가 만들어졌고 또 이런 분들의 삶을 살아온 결과로 내가 이 시대의 산물들을
누리며 또 다른 미래의 주역들에게 남겨질 결과의 산물들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닐까
책을 읽으며 특출나게 다이내믹한 인생이 아닐지라도 이러한 삶이 나에게까지 흘러들어오고 이어지게 만든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 책이었다.
시작전 내가 언급한것처럼 작가이 말에 기억력이란 단어를 언급해서인지 그림을 보는듯한 상세한 묘사에 더 감탄하게 되었고
기억의 그림이 이렇게 선명하고 소박하고 아름다울 수 있을지
또 다듬지않은 기억력처럼 보여서 더 그 세월의 아픔이 담담하게 다가오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