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나르 베르르베르라는 작가는 개미로 우리에게 알려졌다. 의외로 고국인 프랑스에서는 인기를 얻지 못하다가 우리나라에서 대박을 터트리며 인기 작가의 반열로 들어선 경우이다. 어린 시절 처음 개미를 접했던 나는 이 작가의 필체와 전개 방식에 매료 되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사고방식이 아닌 어쩌면 이럴지도 모른다 에서 출발한 작가만의 특별한 소설 전개 방식은 현실과 공상을 아슬아슬하게 줄타기 하며 독자들에게 사고의 확장을 선물한다. 우리는 나이를 먹을수록 사회를 경험 할수록 많은 것을 배우고 익히며 경험과 능력치를 쌓아간다. 이렇게 쌓인 경험은 여러 사상과 개념의 이해를 돕고 인생의 주관을 튼튼하게 하지만 반대로 단단해진 사고 속에서 상상력이라는 유연성은 뺏어간다. 처음 이 작가의 글을 접한 것이 경험에 의해 사고가 굳어버린 어른의 나가 아니라 유연한 상상력으로 무장한 어린 시절이란 것이 나에겐 오히려 행운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처음 개미를 접한 뒤 타나토노트, 천사들의 제국, 빠삐용 등등을 차례로 탐독 하면서 베르나르 베르베르라는 작가의 상상력을 온몸으로 느끼며 작가의 이야기 속으로 빠져 들어갔다. 그렇게 어린 시절 상상력 여행은 한때의 경험으로 남으며 세월이 흘렀는데 어른이 된 나는 다시금 그때의 익숙한 이름을 발견하였다. 소설은 아니지만 백과사전이라는 이름의 이 책에서 친숙했던 작가의 이름을 발견하고 나도 모르게 집어 들고 말았다. 비록 소설은 아니지만 이 책은 작가가 어린 시절부터 모아온 온갖 지식과 정보로 가득 차 있다. 수학, 과학, 종교, 철학이란 이름의 거창한 지식이 아닌 아무로 몰라도 되고 알아도 쓸모 없는 지식으로 차 있는 백과사전은 처음 보면 쓸모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그러한 지식들이 모이고 모여 한 권이 책이 됨으로서 어떤 의미를 가지게 된다. 어린 시절 대단하다고 느꼇던 작가의 상상력과 사고 전개 방식의 원동력을 엿본 기분이었다. 누구도 관심 없고 실용성 없지만 작가가 흥미를 느끼며 모아왔던 작은 비밀들은 사회의 기준으로 보면 `쓸모 없는`에 더 가까울 것이다. 하지만 작가나 나에게는 전혀 쓸모 없지 않았다. 프랑스에서 시작된 작가의 상상력은 이러한 이 백과사전에 담기게 된 작은 것들을 먹고 자라며 머나먼 한국의 한 아이에게 경이와 감탄으로 전해지게 된 것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