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이라는 텔레비전 종합편성채널에서 코로나시국으로 자유롭지 않은 시민들을 위해, 여행 분위기와 그 지역 역사를 함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작하고자 벌거벗은 세계사 시리즈를 제작했고 그 컨텐츠를 엮어 책을 펴냈다.
그리스 신화, 트로이아 전쟁, 삼국지, 페스트, 청일전쟁, 러일전쟁, 제1차 세계대전, 세계 대공황, 핵폭탄, 냉전 시대, 걸프 전쟁의 배경과 뒷 얘기가 실려있다. 특히 코로나시대에 궁금증이 더해지는 전염병, 페스트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만유인력을 발견한 영국의 천재 과학자 아이작 뉴턴이 직접 썼으나 미발표한 자필 원고가 발견되었다. 여기에는 그가 고안한 페스트 치료법이 쓰여 있었다.
‘최선의 방법은 두꺼비를 굴뚝 속에 3일간 거꾸로 매달아 놓는 것이다. 그러면 죽은 직후 각종 곤충을 땅에 토해내는 데 그걸 왁스가 담긴 접시에 받아낸다. 그 후 두꺼비는 분말로 만들어 배설물이나 체액, 왁스와 섞어 약을 만들어 환부에 바르면 페스트를 몰아내고 독을 제거할 수 있다.’
뉴턴의 원고에는 사파이어나 호박 등의 보석을 부적으로 쓰거나 페스트 감염자가 나온 장소를 피한다는 일반적인 대책도 기록돼 있다. 하지만 치료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 하지만 독을 사용해서라도 균을 치료하려는 노력을 보였다는 것은 이 시기 페스트가 절대적인 공포와 두려움의 대상이었음을 방증하는 것이다.
대담하게 페스트 환자의 집만 노려 부를 쌓은 도둑들로부터 예방법을 발견하게 된다. 프랑스 툴루즈 지역 국회 문서에 자료가 남았다.
‘4명의 도둑들이 대흑사병 시기에 페스트로 죽어가던 사람들의 집을 털어 부를 쌓았다. 그들은 모두 화형을 선고받았는데 이를 사면해 주는 조건으로 페스트 환자들 사이를 누비며 접촉하면서도 페스트에 걸리지 않은 비법을 털어놓게 되었다.’
도둑이 공개한 비법은 식초였다. 환자의 집에 들어가기 전에 식초를 온몸에 뿌리고 문질렀다는 것이다. 식초는 아세트산이라는 약산성 물질로 살균효과를 낸다. 페스트는 수백 년 동안 밀물과 썰물처럼 잦아들었다가 창궐하기를 반복했다. 유럽 인구의 3분의 1이 죽고 막을 내렸다. 페스트의 종식은 영양 상태 개선과 위생 관리 등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연결된 결과라 본다.
유럽 인구가 크게 줄고 노동력 부족현상이 일어났고 임금이 올라가 농노가 사라지고 소작농과 자작농이 탄생하면서 농업의 형태도 변화가 생겼다. 노동력이 부족해져 최대한 손이 가지 않는 농작물인 포도를 키워 와인산업이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한 변화로 인본주의가 싹트기 시작했고 르네상스 시대가 오게 됐다.
중세유럽이 페스트 이후 화려한 르네상스 시대를 맞이했듯이 우리도 코로나 시대를 극복한다면 더 나은 새로운 시대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