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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
5.0
  • 조회 401
  • 작성일 2022-04-05
  • 작성자 박경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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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어려서 골형성 부전증이라는 질병으로 지자장애 1급을 받아 소년기의 대부분을 병원과 집에서만 생활했지만 검정고시 후 특수학교와 일반고를 거쳐 서울대학교 로스쿨 졸업후 현재 변호사로 활동중이라고 한다. 이러한 저자가 예전에 비해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의 한 부분을 차지하면서도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소외된 장애인들을 실격당한 자들이라 칭하며 그들을 변론하는 책을 썼다고 하여 개인적으로 흥미로웠는데 이는 개인적으로 불의의 사고로 성인이 되어 지체장애를 갖게 된 나의 개인적인 공감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할 것이다.

저자는 장애여부와 무관하게 모든 인간이 평등하고 그러므로 자신만의 삶의 스타일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과연 무엇이 정상인지, 어떠한 상태가 장애로부터 자유로운 것인지, 세상 사람들과 구별되는 상황이 곧 사람을 비정상으로 만드는 것인지, 과연 정체성에 우열이 있는 것인지 질문하며 모든 인간이 법앞에 평등하듯이 모든 인간의 정체성 역시 그 자체로 하나의 존재이므로 수직적 정체성이 아닌 수평적 정체성을 가져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 매우 공감되었다.

인간은 흔히 자신과 다르거나 생소한 것을 배척하고 차별하는 경향이 뿌리깊은데 이는 자신들만이 정상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룰 밖에 머무는 사람들을 비정상이라고 낙인찍고 의식적 혹은 무의식적으로 차별하기 때문에 발생하기 쉬우므로 내가 아닌 다른 이를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하더라도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할 때 우리들의 삶은 조금 더 따뜻하고 풍요로워 질 수 있으므로 누구도 저자를 포함한 소위 장애인들을 실격시킬 수 없다는 저자의 일갈은 매우 마음에 와 닿는다.

결국, 우리가 차별로부터 보호되어야 하는 이유는 우리가 가진 고유성, 자신의 삶을 직접 선택할 수 있는 천부의 권리가 침해되어서는 안되기 때문이며 이때 삶의 경로를 자율적으로 선택한다는 의미는 적극적인 삶의 경로를 개척하는 것뿐만 아니라 장애인 비장애인 구별없이 자신의 지난 삶을 되돌아보고 스스로 설명하고 납득하면서 자신의 선택을 반성해 나가는 것까지 포함되어야 하므로 타인을 소외시키지 않고 인간으로서 존중하고 동시에 나의 지난 날을 따뜻이 스스로 먼저 납득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결국 누구도 누구로부터 실격시키지 않는 인간됨의 첫걸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장애인 정책을 위한 거대 담론에 매몰되기 보다는 바로 옆에 있는 나의 가족, 연인, 친구, 혹은 버스에서 우연히 만나는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창출하는 상호작용의 무대에서 우리는 인격적 존재로 대우받고 서로를 세심하게 존중하는 경험을 나누는 것이 중요하며 우리가 버스에서 만난 한 장애인에게 보인 작은 존중의 표현은 주위에 있던 사람들에게 전해져 나아가 그가 자신의 장애를 수용하는 밑거름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이 책은 장애인에 대해 주로 고찰한 책이나, 장애인의 자리에 사회적 소수자를 대입한다해도 전혀 다르게 읽히지 않을만한 책이다. 인종, 성, 언어, 종교뿐만 아니라 주거지, 출신지역, 학교, 행동이나 성격, 외모 등에 따라서도 얼마든지 우리는 남은 삶의 여정동안 소수자가 될 수 있고 사회로부터 실격당할 수도 있을 것이다. 사회 구성원으로 인정받기 위해, 소외당하지 않고 실격당하지 않고 모욕당하지 않기 위한 그들과 우리의 노력이 설사 단기적인 변화를 가져오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꾸준히 내 삶의 영역에서 실천할 수 있으면 좋겠다

9장에 걸쳐 진행되는 변호사 출신 저자의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에서, 저자는 개인적이고 인간적 차원에서 사회적 제도적 차원에 이르기까지 이야기를 능숙하게 확장하는데 이러한 얼개는 이 책을 읽을 다수의 일반 독자들을 실격당한 자의 위치에 서도록 하려는 영리한 시도의 일환으로 보인다. 우리가 속해 있는 사회에는 두터운 여러 겹의 장벽이 놓여있는데 이러한 장벽은 너무나도 오래되고 많고 촘촘하며 복잡하기 때문에 결국 모든 존재는 어느 지점에서든 실격당할 자가 될 운명에 놓이는 게 아닐까. 노화와 질병 사고에 따른 육체적 실격과 재정상태가 나빠져서 이르는 사회적 실격도 다양한 형태로 발생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의 이러한 일침은 결국 이 책을 읽는 우리 각자가 개인적 영역에서 법률과 사회 의무의 영역까지 사고를 뻗어 나가도록 도와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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