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는 2차 대전이 한창이던 1932년에 발표되었다. 그 이전에는 1차 세계대전이 있었다. 이런 격동의 시기를 건너오면서 저자는 1946년에 쓴 서문에서 미래 세상은 전체주의적인 체제를 갖추리라는 예측은 거의 확실하다고 했다. 한편으로 전쟁으로 인해 과학의 발전, 특히 응용과학의 발전은 눈부실 정도였다. 올더스는 이런 응용과학의 발전은 인류의 미래를 지금과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이끌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따라서 이 소설은 전체주의와 응용과학이 결합한 새로운 미래를 예측하고 있다.
인간은 부화 공장에서 대량 복재되고 태아 상태를 병속에서 거치면서 성장하고 마침내 규격화되어 태어난다. 아기가 태어나는 모든 과정은 컨베이어벨트 위에서 진행된다. 소설은 A.F 즉 핸리 포드가 T형 자동차를 생산해낸 해를 기원으로 삼고 ’포드‘는 신격화되었다. 인류는 여성의 난자를 채취해서 부화장에서 대량 복제와 배아를 하고 인큐베이터를 통해 번식된다. 따라서 수도 없는 일란성 쌍둥이가 태어난다. 태아 단계에서 유전자 조작을 통해 각자의 신분이 알파에서 엡실론까지 다섯 단계로 구분되며, 상하층간의 구분은 엄격하다.
멋진 신세계는 오로지 목표가 무정부 상태가 아니라 사회적인 안정이다. 이를 위해 모든 과학적인 수단들이 동원된다. 사회적 안정은 전쟁, 이웃 간의 다툼, 복잡한 사회적 문제로 인한 스트레스 등 개인적 사회적으로 불안정한 요소가 없는 상태를 말한다. 그들이 말하는 개화세계 또는 문명 세계는 모든 것이 흡족하도록 완벽하게 갖추어져 있다. 무엇하나 부족함이 없는 이 세계는 그들은 ‘멋진 신세계’라고 부른다.
새삼 이 소설을 주목하는 것은 소설이 지닌 상상 또는 예언 때문이다. 미래 세계는 당연히 지금과는 현저하게 다른 모습을 띨 것은 분명할 것이다. 그것이 소설에서처럼 전체주의적 국가가 강력하게 통제하는 사회일 수도 있다.
한편, 응용과학의 발달은 소설에서처럼 부화장은 아닐지라도 현재 이미 시험관 아기 시술은 보편화되어 있으며, 태아 냉동 보관 기술도 개발되었다. 그렇다고 인류의 삶이 가정해체로까지 진전될지는 의문이다. 다만 그러한 기술들은 가정을 보완하기 위한 장치에 머물 것이다.
문득 배아복제 문제가 한동안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일이 생각난다. 배아복제 문제는 오늘날 전 세계에서 다양한 연구가 상당한 진척을 이루고 있다. 윤리적 합의를 이끌어낸다면 인간 복제 기술이 일반화될 날도 멀지 않았을 것임도 분명하다.
앞으로 어떤 세상이 펼쳐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미래를 그려보는 일은 상상의 영역임이 분명하다. 상상은 누구에게나 허락된 무한의 자유이므로 우리는 그저 그 자유로움을 만끽하는 것으로 충분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