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인물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인물은 '경민'이다. 그는 대학 졸업 후 특별할 거 없이 남들보다 못하지도, 그렇다고 특출나게 뛰어나지도 않은 삶을 살고 있지만, 늘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현실 사회가 그렇듯, 쌍둥이까지 키우고 있는 가정에서 직장인 한 명이 벌어들이는 수입으로는 세상이 살기 팍팍한 곳임은 분명하다.
경민은 직장생활을 함에 있어 늘 성실하고 친절하게 임했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성실함은 무능력으로 친절함은 비굴함으로 변화되었다는 대사에서 많은 고민과 생각이 들었다.
나도 직작생활을 하면서 다양한 민원인들과 대면하는 일이 잦고,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친절하게 그들을 응대하려고 하지만 오히려 그것을 역이용해서 나를 무시하고 갑질 비슷한 것을 하려고 드는 사람들도 더러 보았다. 그런 상황이 반복되다 보니 나의 친절이 헛된 것으로 느껴지고, 오히려 내가 친절하게 그들을 대함으로써 내 스스로의 자존감을 깎아내고 자기애를 낮춰가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현실에서 일어나는 여러가지 사건들을 보고 있으면, 사회가 왜 이렇게 정의롭지 못하고 부정부패가 가득한 곳이 되었는지 의문이 들 때가 많다. 우리나라는 초등학교, 심지어는 유치원을 다닐 때부터 성실하고 정직하고 긍정적으로 살아야 한다고 마치 복사 붙여넣기 하듯 가르치지만, 정작 사회에 진출하여서는 무조건적으로 성실하고 정직하고 긍정적으로 사는 이들이 본인들의 이익을 챙길 수 있던가? 오히려 그 반대가 아닌가? 조금은 이기적이고 남을 배려하기보다 자기자신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이들이 더 의기양양하게 살아가지 않던가?
물론 이런 사회적 구조를 지금 당장 바꾸기 어려울 것이고, 소수의 힘으로 당장의 변화를 일구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성실하고 정직하게 제 삶을 가꾸며, 배려와 책임가으로 타인을 돌보는 이들이 손해는 보지 않을 수 있는 세상이 도래해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런 특성들이 성공의 발판이 되지는 못할 지언정 최소한 스스로를 깎아내리게 하는 자괴감으로는 인식되지 않아야 하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말했든 소수의 힘보다는 다수의 힘이 필요하며, 지금 당장의 변화는 어렵겠지만 조금씩 천천히 이 사회의 모습을 변화시켜야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세상의 모든 불편함이 언젠가는 편함으로 인식될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