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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은 여름
5.0
  • 조회 390
  • 작성일 2022-04-27
  • 작성자 최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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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와 제목에 이끌려 책을 골랐다. 바깥은 여름…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는 여름에 보아도 여전히 와닿는 제목이다. 바깥은 진짜 여름인데 나만 그걸 못 느끼고 여전히 추운 겨울 속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방문을 열고 들어가는(나간다고 보는 사람도 있는 것 같다) 여자의 모습(표지)에서 묘하게 그런 느낌이 들었다.

《바깥은 여름》은 김애란 작가의 단편 소설집으로 총 일곱 편의 단편이 실려있다. 큰 틀에서 말하자면 모두 소중한 무언가와 이별하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책의 시작과 끝을 장식하는 「입동」과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는 가족을 잃은 사람들의 이야기다. 어린 아들을 사고로 잃은 젊은 부부는 ‘다른 사람들은 모르는’ 고통을 참아내며 살지만, 주위의 어설픈 위로와 냉담해져 가는 시선에 힘들어한다. 언젠가 자신도 사무적인 얼굴로 누군가의 슬픔을 대면했을 거라는 생각도 하면서(「입동」). 남편을 잃게 된 아내는 남편이 생전에 장난삼아 대화하던 ‘시리’와 이야기하며 인간에게는 없는 ‘예의’를 느낀다(「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


이 외에, 병에 걸린 강아지의 죽음을 준비하는 소년의 이야기 「노찬성과 에반」, 서로 엇갈린 상황에서 오랜 연인과 헤어지는 「건너편」, 사라지는 언어에 관한 이야기 「침묵의 미래」, 다른 여자를 사랑해 떠난 아버지와 권력으로 나를 이용한 곽교수에게서 상처받는 남자 「풍경의 쓸모」, 다문화 가정에서 태어난 아들의 낯선 모습을 알게 되어 혼란스러운 어머니 「가리는 손」 등 총 일곱 편의 단편은 각각의 상황에서 상실을 이야기한다.

“안에선 하얀 눈이 흩날리는데, 구 바깥은 온통 여름일 누군가의 시차를 상상했다.”

“풍경이, 계절이, 세상이 우리만 빼고 자전하는 듯 시간은 끊임없이 앞을 향해 뻗어나가는데 어느 한 순간에 붙들린 채 제자리에 멈춰 설 수밖에 없을 때 그때 우리는 어디로 갈 수 있을까.”

보통 단편집은 수록작 가운데 한 편을 표제작으로 정하는데, 이 책은 수록작 「풍경의 쓸모」에서 연상되는 표현이기는 하지만 작품명을 제목으로 하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각 작품이 하나의 제목 아래 연결되어있는 느낌도 든다. 작가는 이 제목을 정하는 데 꽤 긴 시간을 들였다고 한다. 책이 나온 건 여름인데, 겨울에 발간되었어도 같은 제목으로 했을 거란다. 겨울에도 충분히 어울리는 제목인 듯하다. 또, 각 단편의 게재 순서도 작가의 의견이 반영된 결과라고 하니, 책을 읽으면서 작가의 이런저런 의도를 생각해봐도 좋겠다.

책에 나오는 작품들은 밝고 긍정적인 이야기는 아니다. 어쩌면 외면하고 싶은 이야기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다. 그저 나는 그 안이 아니라 밖에 있었으면 할 뿐이다. 위로하는 쪽, 타인의 불행을 듣는 쪽 말이다. 내가 여름일 때는 누군가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는 사실에 공감하기 어렵다. 반대로, 뜨거운 태양 아래 있는 사람들이 내가 느끼는 매서운 추위를 알아줄 수 있을까. 누구나 같은 온도, 같은 계절일 수는 없겠지만 이 소설을 읽고 작가의 시선대로 한 번쯤 고개를 돌려봐도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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