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도성과 궁궐의 차이점에 대해 몰랐던 시기가 있었다. 어쩌면 지금도 구분하지 않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도성과 궁궐은 엄연히 달라서 엄밀히 말하면 성은 방어를 하기 위한 곳이고 궁궐은 임금이 머물기 위한 곳이니 도성내에 궁궐이 존재한다고 알고 있다. 사극을 보면 도성의 문이 보이고 수문지기들이 지키고 있다. 그리고 밤이 되면 문을 닫고 통제를 한다. 궁궐은 기와집이 자리잡고 있고 커다란 나무들 사이로 자객들이 숨어다니거나 기와지붕을 밟고 다니기도 한다. 도성내에서 심지어 궁궐내에서 칼을 든 무사들끼리 싸움을 벌이기도 하고 무자비한 살육이 벌어지기도 한다. 그런데 궁금했던 것이 임진왜란같은 전쟁이 일어났을때 임금은 한성을 버리고 도망가기 바빳지 고구려가 그랬고 백제가 그랬던 것처럼 전쟁이 벌어진 적은 없었다. 고구려 평양성에서 전쟁이 벌어져서 왕이 항전했다는 것을 책에서 본적이 있는데 한성에서는 제대로 전쟁이 벌어지지 않았다. 서울에서 남아 있는 성곽 둘레길을 걷다보면 아름답다라는 생각은 들지만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었겠다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이런 의문에 답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10, 서울편]을 읽으면서 쉽사리 해결이 되었다. 한성은 수도 방어를 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왕실의 권위를 유지하기 위한 용도라는 것이다.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왕실의 권위가 그렇게 중요한가? 자국의 백성도 지키지 못할 정도로 제대로 성곽도 갖추지 못해 전쟁이 나자 왕이 피란을 가버렸는데 결코 자랑스럽지 못하다.
책을 읽으면서 효종대왕 영릉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서 처음에는 의아해했다. 여주에 있는 영릉은 세종대왕 왕릉으로 알고 있기에 처음에는 오타인줄 알았다. 그래도 이렇게 권위 있는 분이 실수를 하셨을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또 한번 효종대왕 영릉이 나오기에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 찾아보고는 나의 무지에 대해 반성을 하였다. 한자가 엄연히 달랐고 효종대왕의 영릉(寧陵)도 여주시 능서면에 위치하고 있다. 다만 내가 모르고 있을 뿐이었다. 학창시절 친구 녀석이 열심히 읽고 있기에 저렇게 재미도 없는 책을 읽고 있나 생각했는데 지금까지 꾸준히 팔리고 있고 또 계속 신간이 나오고 있는 것을 보면 스테디 셀러라는 것을 의심할 여지는 없다. 다만 일반적인 여행 에세이처럼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니라 문화유산에 대해 제대로 답사하고 지식을 전달함이 목적이기에 따분할수는 있다. 문화재 청장으로 근무하던 시절 있었던 에피소드는 색안경을 쓰고 보면 정치 이야기를 담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가급적 중립을 지키려고 노력한 흔적을 볼 수 있다. 누가 뭐라해도 우리나라 최고이 역사 비평가이기 때문에 어떤 이야기를 하더라도 토를 달 수 없다고 본다. 최고의 영예에 오른자만이 감히 할 수 있는 비평이랄까 의견 제시가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