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에 대한 미시적 관점의 접근을 넘어, 건축이 우리 사회에서 제시해야 할 방향을 거시적 담론으로 이야기하는 건축가 유현준의 최근작. 코로나가 가속화시킨 공간 변화에 대한 유현준의 책이다. 이 책은 '코로나19'라는 큰 변수가 앞으로 우리 사회의 공간들을 어떠한 방향으로 변화시켜 나갈 것인지, 또 어떠한 변화를 더욱 가속화할 것인가에 대하여 써내려간 기록이다.
저자의 말처럼 건축을 전공한 사람의 입장에서 미래 사회가 필요한 공간을 예측하고 창조해 보려는 시도이자 그 추측의 산물이다. 책은 코로나로 인해 도시가 해체될 것인지에서 시작한다. 모두 현 코로나 시국을 겪고 있겠지만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정부가 시행하더라도 사람들은 사회적 관계를 원하기 때문에 도시의 해체는 어려울 것이라 필자도 생각했다. 작가 또한 이에 대해 서술하면서 나도 이에 공감을 하였다.
그는 "인간이 다른 인간과 있을 때 안정감을 느끼는 사피엔스만의 본능"이 있다고 말하여 도시의 해체는 어려울 것이라 말한다. 이는 지리적 조건이 도시를 만들었고, 도시를 이루게 된 사람들이 다양한 관계를 형성하여 경쟁력을 갖고 문명을 발전시켜 왔음을 보여준다. 이에 대한 부연설명으로 인구가 늘어남으로 도시가 "창의성"으로 되어간다고 설명한다. 창의성은 도시의 경쟁력(임금, 전문직업, 에너지 절약)이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불가역적으로 범죄률과 전염병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따라서 도시가 성장하면서 전염병에 강한 도시를 제시한다.
책을 보며 알게된 내용인데 현재 대한민국의 도시화는 90퍼센트가 넘었다고 말한다. 이 말은 즉 택지가 부족하지 않다는 것이다. 따라서 LH가 기존 택지의 효율을 높이는 일과 기존의 도시를 재개발 재건축 해야 한다고 함을 말하며, 재개발과 재건축이 될 때 접근성과 경관을 확보해야함을 단호히 말한다. 나아가서 통일이 되었을 경우에의 상황까지 제시하는데 본인도 가끔 DMZ가 어떻게 발전하면 좋을 지에 대해 생각을 했는데 작가 덕분에 공간의 배치와 남북사람이 화합을 위해 공간을 어떻게 써야하는 지 등 더 넓은 식견을 얻을 수 있었다.
저자는 또한, 종교가 공간에 갖는 의미, 오피스 공간의 사용, 도시 건물의 획일화, 정부의 역할 등을 서슴없이 비판을 한다. 나도 도시의 획일화가 도시의 개성을 없앤다고 생각하였는데, 작가는 이러한 획일화를 없애는 방안을 제시하여 준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주택을 소유할 수 있도록 정부의 역할과 독식의 위험성 등을 경고하는데, 작가가 많은 부분을 세세하게 다루어 주어 나에게 생각의 틀을 마련해 주고 그 깊이와 폭을 넓혀준 책이라 본다.
이 책이 건축과 공간에 관한 이야기인데, 미시적이기보단 거시적인 관점의 이야기입니다.. 인류가 살아왔던 공간의 변화를 훑어보고 현재의 문제점 특히 코로나와 같은 팬데믹 상황에서 야기되는 현재 공간의 문제점을 짚어 보고 그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형태이다. 저자의 인문학적, 철학적, 역사적 통찰이 건축에 녹아들어 우리가 살아가야 할, 살고 싶은 공간에 대해 건축가로서 쉽게 독자들에게 그려줍니다. 그동안 내가 생각했던 관점과 조금은 다른 부분도 있었는데 전문가의 관점이다 보니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을 더 잘 짚어 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만, 저자는 주로 밀집된 형태의 도시의 미래에 대해서 다루는데 이런 밀집 형태의 도시 공간이 아닌 공간은 미래에 그려 볼 수 없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마지막으로 고도화된 자본주의의 병폐인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공간에서도 고착화 되고 있는 현상, 즉 부자들은 현실의 공간을 넓혀 가며 자신의 영향력을 확장하는 반면, 빈자들은 좁은 장소에서 서로 부대끼며 전염병의 위협에 노출되고 급기야 가상의 세계로 내몰린다는 놀라운 인사이트야말로 이 책의 압권이라 할 수 있다. 아울러 임대주택을 늘리려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장기적 관점에서는 중산층의 꿈과 의욕을 꺾을 것이라는 저자의 지적은 반론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건물을 어떻게 배치하고 어떤 형태로 공원을 조성하느냐에 따라 소셜 믹스가 개선되고 이에 따라 사회통합도 이뤄낼 수 있다는 주장 역시 타당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