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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
4.0
  • 조회 394
  • 작성일 2022-04-12
  • 작성자 임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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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히스토리이다. 역사학자이면서 인간에 대해 우주적 시야에서 바라보고 있다. 우주의 시작과 지구의 탄생은 물리학의 영역이고 지구에서 생물의 탄생은 화학의 영역이고, 인간의 진화는 생물학의 영역이고 인류의 문화은 역사학의 영역이다. 인류의 삶이 역사의 대상이라면, 역사학의 좁은 틀로 인간의 문화를 보지 않고 우주적, 지구적 시각에서 인간을 조망하고 있다. 일례로 현재 우리가 지구상에서 환경과 생태계를 파괴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지구적, 우주적 시각에서 본다면 지구 생태환경의 변화일 뿐이다.(487쪽) 인간중심의 시각에서 탈피하여 지구적, 우주적 시각에서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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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는 우리들 인간을 가리킨다. 이 책에서 "인간"은 homo속에 속하는 영장류들을 가르키고 있으며, 우리는 호모속 네안데르탈인이 아니라 호모속 사피엔스이므로 저자는 우리 현생인류를 사피엔스라고 통칭하고 있다. 책의 초반부를 읽어나갈때 유의해야할 대목이다.

우리 사피엔스는 7만년 전에 유전자의 변화를 통해 집단의 협력을 강화하고 추상적 개념을 표현할 수 있는 언어를 발전시켰다. 그때까지 나약한 인간은 집단적 지식을 형성함으로써 전 지구로 퍼져 나갔고 지구 생태계의 지배자가 되어 많은 거대 동물들을 멸종시켜버렸다. 이러한 인지혁명은 지구 생태계에 재앙이었다. 사피엔스는 수백만년에 걸치는 생물학적 진화의 굴레에서 벗어나 삶의 양식을 만들고 발전해나가는 역사의 시대에 접어들었다.

1만년전 사피엔스는 농업과 목축을 시작한다. 농업혁명이다. 수렵채집에서 식량 생산으로 삶의 방식이 바뀌었으나, 사피엔스의 삶은 더 열악해졌다. 소수의 지배자가 정치조직을 만들어 생산량을 독점함으로써 대다수 사피엔스는 수렵채집시대보다 더 경제적으로 비참하고 인구의 증가로 갖가지 질병에 더 시달려야만 했다. 농업혁명은 대다수 사피엔스의 삶을 행복하게 하지 못했다. 사피엔스는 협력망의 단위를 넓혀 거대한 정치조직을 마련하였는데 여기에는 문자체계의 고안과 사회적 위계질서에 대한 추상적 지배관념이 큰 역할을 하였다. 추상적 지배질서를 "상상의 질서"라고 명명하고 있다. 상상의 질서는 억압성을 은폐하고 스스로 그 정당성을 주장한다. 이를 부정하고 새로운 상상의 질서를 마련하더라도 이는 또 다른 억압적 사회질서일 뿐이다. 사피엔스 정치사회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어떠한 형태의 질서이든 차별과 불평등 구조를 띌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사피엔스의 협력망은 화폐, 종교, 제국을 매개로 전 지구적으로 확대되어 오늘날에 이르렀다.

16세기 경부터 사피엔스는 새로운 과학혁명의 단계로 접어든다. 과학적 혁신이 인류의 삶을 향상시켜나가기 시작한다. 과학혁명은 자본주의 그리고 유럽제국주의와 결합하면서 물질적 진보를 이끌어왔다. 오늘날 경제성장은 과학적 혁신에 기반하고 있다. 새로운 지식의 추구는 근대 유럽의 제3세계에 대한 탐색과 정복의 과정과 긴밀한 연계를 맺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 과학적 혁신은 우리의 삶을 끊임없이 변화시키고 있다. 우리 사피엔스의 능력은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는 수준으로 확대되고 있다. 인공지능이나 유전공학을 통해서 우리는 사피엔스의 생물학적 능력까지도 변화시킬 수 있게 될 것이고 이는 과거에는 창조주에게나 가능한 일이었다. 즉 우리 사피엔스는 신이 되어가고 있다. 우리 사피엔스는 미래에 어떻게 바뀌어갈까?

저자는 우리 사피엔스의 역사를 우리의 문화에서 한걸음 떨어져 물리학이나 생물학, 생태학, 전지구적 시야에서 바라보고 있다. 대체로 우리 인류는 인간의 의지와 이에 기반한 발전을 믿는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의 삶을 발전시켜왔다고 확신한다. 하지만 저자는 역사에는 수없이 많은 가능성들이 존재했으며, 주요 역사적 사건은 나머지 선택지들이 버려지는 과정일 뿐이라고 말한다. 더군다나 그 선택된 역사적 사건이 반드시 발전이고 진보이며 올바른 선택지라는 확신은 없다고 말한다. 농업혁명으로 농민들은 행복했는가? 산업혁명은 공장노동자는 행복했는가? 공산혁명은 프롤레타리아트는 행복했는가? 현재 우리는 행복한가? 행복의 기준은 현재 우리의 주관적 감정만으로 판단하지 말고 과거의 사피엔스들이 느끼는 주관적 감정과 비교해볼때 우리는 진정 행복하다고 할 수 있는가? 저자는 사피엔스 개인은 너무나 나약한 존재이어서 역사를 사피엔스 개인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끌어갈 능력이 전혀 없다고 말한다. 오히려 사피엔스 개인은 상상의 질서가 만들어낸 문화라는 기생충의 숙주일 뿐이다.(344쪽) 개인은 상상의 질서(문화)가 사용하고 버리는 도구일뿐이다. 인간이 인지혁명을 통해 상상의 질서를 만들어내는 순간부터 수단으로서의 숙명을 타고난 것일 지도 모른다.

이 책은 방대한 인류의 역사를 참신한 시각으로 다룬다. 곳곳에서 무릎을 치는 탁견을 접하고 시사점을 얻고 지식을 얻는다. 동양에서 상인들은 信을 중요시 여겼다. 유교덕목의 하나인 信이 유교문화권의 상인들에게 왜 중요했는지 궁금했는데, 그런 궁금증들도 자연스럽게 풀려나간다.(464쪽) 식민지 근대화론에 대해서도 한번 생각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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