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조선의 또 다른 풍경"은 어쩐지 낯설게 느껴지는 조선이라는 시대적 배경 속에 괴물이라는 화두로 조선 시대의 정치상과 사회상, 그리고 백성들의 생활상을 이야기 하고 있다.
각 지역의 신화들을 살펴보면 각 문화 별로 대표적인 괴물과 초자연적인 존재들이 등장하고, 동양 문화권 내에서도 일본은 다양한 요괴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알려져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그 존재가 비교적 많지 않다고 생각했었다. 우리에게 익숙한 구미호나 도깨비 이외에 다른 국내 괴물에 대한 이야기는 접하지 못했던 상황에서 조선왕조실록과 여러가지 사료 속에 괴물이라는 존재가 언급되고 있다는 사실부터 흥미롭게 느껴졌는데, 생각보다 그 종류가 많고 다양하다는 점과 조선 팔도 곳곳에서 목격되어 졌다는 점이 놀랍기도 했다.
이 책은 20종의 괴물들을 3개의 장으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다.
제1장은 백성들의 삶의 터전에서 등장하는 괴물을, 제2장은 왕이 살고 있는 궁에서 등장하는 괴물을, 제3장은 국경 밖의 괴물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모든 이야기들이 그 시대를 반영하고 있듯이 이 책에서 소개되는 괴물들은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불안과 공포, 정치 및 사회상과 생활상을 보여 주고 있다.
책에서 소개한 괴물들 중 기억에 남는 것으로는 '강철'이 있다.
강철은 특정 현상이나 존재가 아니라 그 시대의 가장 중요한 생업인 농사를 망치는 재해 그 자체를 의미하는 것 같다.
이수광이 쓴 지봉유설에도 "강철이 지나간 곳은 가을도 봄과 같다."라는 속담이 있다고 하는데,
이 속담은 얼핏 보면 아름다운 내용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강철이 나타나면 농사를 망치므로 가을철에 거두어들일 것이 없어 그 모습이 농사를 시작하기 전인 봄과 같다는 뜻이라고 한다.
이 책을 읽으며 당시의 시대상이나 역사적 사건을 통하여 괴물이라는 존재를 해석한 점과 현대의 과학적 논리를 통하여 괴물의 본질에 다가가려는 작가의 시선이 신선했고, 다양한 자료 속에 흩어져 간단히 언급된 사실에 작가적 상상을 더하여 풍부하게 전해주는 이야기들을 통하여 조선의 사회상과 정치상을 새로운 시각으로 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