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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하지않는다
5.0
  • 조회 0
  • 작성일 2026-05-30
  • 작성자 제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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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작가의 '작별하지 않는다'는 제주 4·3 사건의 가슴 아픈 역사를 다룬 소설이다. 작가는 책을 '새', '밤', '불꽃'이라는 세 부분으로 나누어 주인공들의 슬픔과 사랑에 대해 말한다.
1부 '새'는 상처받은 영혼과 남겨진 사람들을 나타낸다. 주인공 경하는 꿈속에서 수많은 나무와 밀려오는 바닷물을 보며 엄청난 무서움을 느끼는데, 경하의 친구 인선이 손가락을 크게 다쳐 병원에 입원하게 되고, 경하에게 제주 집에 혼자 있는 앵무새 '모카'를 살려달라고 부탁한다. 여기서 '새'는 옛날 제주에서 억울하게 목숨을 잃은 사람들과, 그들을 잊지 못한 남겨진 이들의 외로운 마음을 보여준다.
2부 밤은 끝없는 슬픔과 외로운 시간을 나타낸다. 경하는 눈보라를 뚫고 제주도 인선의 집에 도착하지만 앵무새는 이미 죽어 있고, 이 어두운 집에서 경하는 인선의 어머니인 '정심'의 슬픈 인생을 알게 된다. 정심은 아주 오래전 제주 4·3 사건 때 오빠와 가족들을 잃고, 평생 그들의 흔적을 찾아 헤맨다. 소설 속 제주의 '밤'과 '눈보라'는 가족을 잃고 오랜 세월 동안 홀로 컴컴한 어둠 속을 걸어온 사람들의 사무치는 외로움을 느끼게 한다.
3부 불꽃은 절대 사라지지 않는 기억과 뜨거운 사랑을 나타낸다. 인선은 병원에서 잘려 나간 손가락의 신경을 살리기 위해 시간마다 바늘로 상처를 찌르는 끔찍한 아픔을 참아낸다. 이 아픔은 과거의 슬픈 일들을 잊지 않으려는 노력과 같아 보인다. 슬픔 속에서도 서로를 안아주는 경하, 인선, 정심의 마음은 따뜻한 '불꽃'이 된다. 아무리 무서운 일이 있어도 끝까지 서로를 사랑하고 기억하겠다는 의지을 상징한다.
지금의 우리가 이 책을 마주하고 있으면, 제주 4·3 사건은 단순히 교과서에 나오는 딱딱한 역사 이야기가 아니다. 소설은 역사라는 큰 서사보다 개인의 이야기에 더 집중한다. 어머니 정심이 평생 동안 잃어버린 가족의 뼈를 찾기 위해 노력한 수십 년의 세월은, 나라의 역사보다 나의 가족, 내 사람을 향한 사랑이 얼마나 크고 간절한지를 잘 보여준다.
결국 이 소설의 제목이 '작별하지 않는다'인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역사는 시간이 지나면 옛날 일로 잊히기 마련이지만, 그 속에서 상처받은 사람들의 아픔은 절대 쉽게 무뎌지지 않는다. 우리가 그 슬픔을 같이 나눌 때, 우리는 그들을 마음속에서 떠나보내는 차가운 작별을 하지 않을 수 있다. 슬픈 기억을 끝까지 붙잡고 있는 끈질긴 사랑이 있는 한, 우리는 그 아픈 기억들과 영원히 작별할 수 없다는 깊은 감동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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