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독서비전 과정에서 처음으로 선택한 책은 데즈먼드 모리스의 "털 없는 원숭이"라는 책이다. 워낙 유명한 책이라고 들었는데, 사실 출판된 지는 50여 년 전이라고 하니, 세상에는 얼마나 많은 좋은 양서들이 있는지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고, 하루 하루 조금씩이라도 더 많은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면서 이 책을 펼쳤다. 책에서 저자는 인류를 문명화된 영장이 아니라, 높은 지능과 본능을 장착한 하나의 동물로 보면서 이야기를 펼쳐간다. 지금은 다소 이러한 견해에 대해 이해의 폭이 넓어졌고 나를 포함한 상당수의 현대인들이 이러한 주장에 동의하리라 생각되는데, 처음 출판되었을 당시를 상상해 보자면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주장을 "급진적"인 주장이라고 했을 것이 분명해 보인다. 먼저, 저자인 데즈먼드 모리스는 영국의 동물학자이면서 생태학자이다. 물론 "털 없는 원숭이"라는 책이 그에게 세계적인 명성을 쌓을 수 있도록 해 준 바는 당연한 얘기일 듯 하다. 이 책에서 저자가 주장하는 내용 중 가장 핵심이 되는 주장은 인간은 고유한 문화와 사회적 행동을 해 나아가긴 하나 이는 본질적으로는 생존과 번식을 위해 진화하는 동물적 본능의 연장선 상에 있을 뿐이라는 주장이다. 인간이 다른 동물들과는 달리 털이 없어진 이유로는 체온조절, 기생충 방지, 수렵 시절 체력을 유지하기 위해 땀을 효율적으로 배출하기 위해 진화하는 동안 털이 자연스레 없어졌다고 지적한다. 또한 인간은 본능적으로 자신의 영역을 지키려는 성향이 강하며 이는 현대사회에서 국가나 조직 등의 형태로 나타났으며 이러한 성향 때문에 종종 폭력이나 전쟁 등이 발생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저자는 그 외 인간의 짝짓기 행위나 육아, 모험심과 투쟁, 먹기와 몸손질, 그리고 마지막으로 다른 동물과의 관계라는 점을 살피면서 우리 인간들이야말로 동물적 본성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이 책이 재미있는 것은 앞선 이러한 주장을 펼치기 위해 하나 하나씩 관찰된 인간의 삶을 빗대어 쉽게 이해가 되도록 설명해 준다는 점이라고 하겠다. 이러한 점은 우리 인간의 깊숙한 내면에 대한 저자의 깊은 연구에서 비롯되었을 것임을 쉽사리 짐작이 가능하겠다.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가는 방법은 다시 우리가 본능에 다소 충실한 동물임을 인정하는 그것에서 비롯되는 것은 아닐런지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