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귀자의 『모순』을 읽으며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인생이란 결국 모순을 안고 살아가는 과정이구나”라는 것이었다.
50대가 되어 가정을 책임지고 살아오면서 수많은 선택과 후회를 경험했는데, 이 소설은 그런 삶의 복잡한 모습을 매우 현실적으로 보여주었다.
주인공 안진진은 서로 다른 삶을 살아가는 어머니와 이모를 바라보며 행복의 의미를 고민한다. 한 사람은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지만 자신의 방식대로 살아가고, 다른 한 사람은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환경을 가졌음에도 또 다른 결핍을 안고 있다.
젊은 시절에는 행복과 성공이 분명한 기준으로 나뉘어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안다. 좋은 직장과 안정된 가정을 이루어도 걱정은 사라지지 않고, 부족한 형편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사람도 많다.
소설 속 인물들의 모습은 내가 살아오며 만난 수많은 사람들의 모습과 겹쳐 보였다.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인간이 가진 욕망과 현실의 간극이었다. 우리는 늘 더 나은 삶을 꿈꾸지만, 막상 원하는 것을 얻어도 또 다른 아쉬움을 느낀다. 가장으로 살아오면서 가족을 위해 열심히 일했고, 어느 정도 안정된 생활을 이루었지만 여전히 부족한 점이 눈에 들어온다. 반면 과거에 이루지 못한 것들에 대한 아쉬움도 남아 있다. 『모순』은 이러한 인간의 본성을 꾸밈없이 보여주며, 완벽한 행복이란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또한 가족의 의미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젊은 시절에는 부모님의 부족한 모습이 크게 보였지만, 나이가 들고 자녀를 키워보니 부모 역시 한 명의 불완전한 인간이었다는 것을 이해하게 된다. 소설 속 가족 구성원들도 각자의 상처와 한계를 지니고 있지만, 결국 서로에게 영향을 주며 살아간다. 이는 현실의 가족과 다르지 않다. 가족은 완벽해서 소중한 것이 아니라, 부족함에도 함께 살아가기 때문에 소중한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인생의 모순을 없애려고만 할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을 했다. 행복과 불행, 성공과 실패, 만족과 아쉬움은 늘 함께 존재한다.
중요한 것은 모순 없는 삶을 찾는 것이 아니라 그 모순을 받아들이며 살아가는 자세일 것이다.
『모순』은 젊은 세대의 성장소설이면서도, 인생의 중반을 지나온 사람에게는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작품이다. 50대 가장의 입장에서 이 책은 “지금까지의 삶이 완벽하지 않았더라도 충분히 의미 있었다”는 위로를 전해주는 소설이었다. 읽고 난 뒤 오래도록 생각할 거리를 남기는 좋은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