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주인공 린다와 노인 후베르트 두 사람의 느리고 따뜻한 우정 이야기입니다. 주인공 린다는 죽고 싶기만 한 열 다섯 살이고 치매에 걸린 노인 후베르트를 주 3일 보는 일을 하게 됩니다. 지친 삶 속에서 만난 한 소녀와 한 노인을 중심으로 흘러가는 줄거리는 세상을 떠나고 싶어했던 소녀는 노인에게서 살고 싶은 마음과 온기를 배우게 되고 배우자를 잃고 상심과 낙담 속 살아가던 노인은 소녀를 통해 살아갈 용기와 다정함을 다시 배우게 됩니다. 두 사람은 소소한 하루하루를 보내면서 서로에게 기대며 하루하루를 견디고 결국 변화를 만들어가는데 그 와중에 또 주변 사람들의 삶의 모습도 다양하게 비추고 있고 소녀의 삶과 죽음에 대한 태도에 대한 자연스러운 변화가 물 흐르는 듯 녹아 있습니다.
우리의 삶은 화려한 사건보다 아무 일 없는 듯 흘러가는 평범한 하루들이 훨씬 더 많습니다. 이 책은 이 ‘평범함’에 숨겨진 감정과 선택과 시간이 만든 작은 변화들을 섬세하게 포착한 작품입니다. 주인공이 마주하는 일상의 결, 그 사이사이 등장하는 침묵과 여백이 읽는 이의 내면을 자연스럽게 비춰 주며 주인공의 ‘기록하는 삶’을 통해 시간의 흐름이 사람을 어떻게 바꾸는지 보여 주는 서사입니다. ‘월요일·수요일·토요일’이라는 일정한 리듬 속에서 주인공은 관계, 감정, 고독, 성장의 징후들을 발견해 나가며 독자에게도 묘하게 익숙한 감정을 불러옵니다. 짧은 문장, 절제된 표현, 여운을 남기는 구조가 특징이며 일기 같은 문장 사이에서 인물의 사유가 차곡차곡 쌓여 갑니다.
이 책의 구성은 주인공의 일상 속 사건들이 1번부터 67번까지 이어지는 구조로 각 장면은 독립적이면서도 실처럼 연결되어 하루하루 쌓여 가는 감정의 결을 자연스럽게 드러냅니다. 1년 후 1년의 시간이 흐른 뒤, 지난 시간들의 의미가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보여 주는 후일담. 과거의 선택과 감정이 어떤 자리로 정리되는지 차분하게 보여주는 파트입니다. 일상의 리듬 속에서 ‘감정의 움직임’을 섬세하게 포착하여 짧고 응축된 문장으로 이루어진 독특한 서사 방식으로 주인공의 기록을 따라가며 변화, 성장 등이 가진 의미를 재발견하고 하루를 돌아보게 만드는 문장들로 가득한 내면 서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