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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굉장한 세계
5.0
  • 조회 75
  • 작성일 2026-05-14
  • 작성자 최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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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 용의 『이토록 굉장한 세계』는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여 온 인간 중심적 지각의 틀을 완전히 깨부수는 경이로운 과학 논픽션입니다. 저자는 생물학자 야코프 폰 윅스퀼이 제안한 '움벨트(Umwelt)', 즉 각 생명체가 자신의 감각 기관을 통해 지각하는 고유한 '환경세계'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책을 읽는 내내 독자는 인간의 눈에는 보이지 않고, 귀에는 들리지 않는 영역에서 얼마나 역동적이고 정교한 정보들이 오가는지를 목격하며 깊은 경외심을 느끼게 됩니다.
​가장 인상적인 점은 우리가 보는 세상이 결코 절대적인 실체가 아니라는 사실을 일깨워준다는 것입니다. 꽃이 벌을 유혹하기 위해 새겨놓은 자외선 무늬, 코끼리가 발바닥으로 느끼는 수 킬로미터 밖의 저주파 진동, 자기장을 나침반 삼아 대양을 횡단하는 거북의 이야기는 마치 마법처럼 들리지만 모두 엄연한 과학적 사실입니다. 저자는 이러한 감각의 다양성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각 동물이 왜 그런 감각을 갖게 되었는지 진화론적 관점에서 친절하게 설명하며 생명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줍니다.
​특히 후반부에서 다루는 '감각 공해'에 대한 지적은 묵직한 울림을 줍니다. 인간이 밤하늘에 쏘아 올린 인공 조명과 바닷속을 채운 기계적 소음들이 동물의 고유한 환경세계를 어떻게 교란하고 파괴하는지 서술하는 대목에서는 인류의 오만함을 되돌아보게 됩니다. 우리는 우리가 느끼는 것만을 세상의 전부라고 믿으며 타자의 세계를 무심코 침범해 온 것은 아닌지 자문하게 됩니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단순히 흥미로운 생물학 지식의 모음집이 아닙니다. 나 아닌 다른 존재가 세상을 어떻게 경험하는지를 상상해보게 함으로써, 타자에 대한 공감과 생태적 겸손함을 가르쳐주는 철학적인 안내서에 가깝습니다. 책을 덮고 나면 창밖의 새소리나 발밑을 기어가는 곤충 한 마리조차 이전과는 다른 존재로 다가옵니다. 우리가 사는 지구가 인간만을 위한 무대가 아니라, 수만 가지의 서로 다른 감각 세계가 겹겹이 쌓여 만들어진 거대한 모자이크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는 귀중한 독서 경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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