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속에서 늘 노래를 들었고 어떤 특정 노래에 꽂히면 몇 개월이고 1곡의 노래만 듣고 다닌다. 작년 연말에는 몇개월 '잘지내자 우리'라는 노래를 듣다가 올해 초에는 자몽살구클럽의 저자인 한로로의 '0+0'을 서너 달 듣고 다녔다. 보통 노래에 꽂힐 때는 음정 하나, 멜로디 하나에 발을 잡히는 편인데 한로로의 노래에는 '난 널 버리지 않아' 라는 한 문구와 멜로디에 발을 잡혔다. 덤덤한 감성과 가사에 발목이 잡혔다는 이유 만으로 한로로의 자몽살구 클럽을 읽을 이유가 충분했다. 대작가들의 소설을 많이 접했다. 한문장과 단어가 마치 살아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었는데 이 소설은 마치 학생이 쓴 수필이나 일기 같은 느낌으로 읽혔다. 세련되지 않았지만 풋풋함이 있었고 심오하지 않았지만 일상의 감정이 묻어 나왔다. 김소하, 하태수, 이보현, 나유민 네명의 학생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책이었다. 네 명의 학생은 특별할 것이 없는 우리 주변 어디라도 있을만한 그런 사랑스러운 아이들이었다. 인간의 나약하고 감정적이며 명확한 한계를 가지기에 감정의 구덩이에 쉽게 빠진다. 살아간다는 것이 가장 가치 있는 일이며 동시에 가장 어려운 일이기에 감정의 구덩이 빠진 사람들은 자신의 삶을 놓아버릴까 하는 충동을 느낄 때가 있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자기가 가진 가장 가치 있는 것이 삶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그것을 놓아 버린다는 생각으로 본인에게 할 수 있는 가장 극단적인 행동으로 본인을 위협하는 것이다. 이 소설에서 네 명의 아이들은 감정의 끝에서 헤매기도 했지만 또 많은 보통의 사람이 그러하듯이 살아내고 살아가면서 이야기는 막을 내린다. 인간의 시각은 수평선 너머의 세상을 보지 못하고 인간의 후각은 개나 고양이 보다 도 훨씬 그 기능이 떨어진다. 이토록 불완전하기에 못난 존재이기에 아름답고, 애처로운 존재이기에 사랑스럽다. 인간은 필연적으로 외로울 수 밖에 없다고 글을 쓴 기억이 난다. 인간은 외롭고 그것을 온전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브로콜리너마저의 '울지마' 라는 노래의 '모두다 잘될 거라는 말을 한다고 해도 그건 말일 뿐이지' 라는 부분이 문득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