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류는 저수지와 계곡이 유명한 지방도시 ‘진평’을 배경으로, 열일곱 살 동갑내기인 ‘도담’과 ‘해솔’의 만남과 사랑을 그린 소설이다. 아빠와 함께 수영을 하러 갔던 도담이 한눈에 인상적인 남자아이 ‘해솔’이 물에 빠질 뻔한 것을 구하러 뛰어들며 둘의 인연은 시작된다. 운명적이고 낭만적으로 보이는 첫 만남 이후 둘은 모든 걸 이야기하고 비밀 없는 사이가 되지만, 그 첫사랑이 잔잔한 물처럼 평탄하지만은 않다. 모르는 사이에 디뎌 빠져나올 수 없이 빨려드는 와류처럼 둘의 관계는 우연한 사건으로 다른 국면을 맞이한다. 도담과 해솔의 관계가 연인으로 발전하던 어느 날, 해솔의 엄마와 도담의 아빠가 불륜 관계인 듯한 정황이 드러나고 이에 화가 난 도담은 그 둘이 은밀히 만나기로 한 날 밤 랜턴을 들고 그들의 뒤를 밟는다. 그리고 그곳에서 생각지도 못한 사고가 벌어진다. 그날 이후, 진평에서 오직 서로가 전부이던, 나누지 못할 비밀이 없던 도담과 해솔의 관계와 삶은 순식간에 바뀌어 버린다. 해솔의 엄마와 도담의 아빠는 어떤 관계였던 걸까? 그 날, 그 밤 도담과 해솔은 어떤 일을 겪게 된 걸까?잠잠히 흐르던 한 사람의 삶은 예상치 못한 급류에 의해 일순간 변하고 만다.
가장 사랑했던 사람이 삶에 가장 거대한 물음표를 남기고 떠난다면, 우리는 그 무게를 견디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 자신을 ‘불행의 상징’으로 바라보는 사람들 틈에서 자신의 삶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을까. 자신을 벌하려는 마음으로 가득한 삶은 과연 평온을 찾을 수 있을까. 『급류』를 읽으며 모든 걸 휩쓸고 망가뜨린 급류도 언젠가는 반드시 잠잠해진다는 진리를 어렴풋이 이해할 수 있었다. 어떤 상처는 극복하는 것이 영원히 불가능하다 여겨지기도 하지만, 물살에 휩쓸려 몇 번이고 서로를 놓친 이들이 다시 만나 서로를 어루만지는 회복의 이야기를 읽으며, 서로의 구명환이 되어 주는 관계를 보며 나는 마침내 과거의 상처를 직면하는 자의 용기를 배웠다.
도담은 한 소년과 자꾸만 눈이 마주쳤다. 진평강에 열을 식히러 온 사람들 사이에서 한눈에 도담의 눈길을 끄는 소년이 있었다. 낯선 얼굴. 하얀 피부에 잡티도 없이 매끈한 몸. 세상의 모든 것에 호기심을 품은 듯한 크고 맑은 눈동자. 도담은 소년을 빤히 바라봤다. 시선을 느꼈는지 소년도 도담을 물끄러미 건너다봤다. 무안해진 도담은 뭘 보냐는 듯 눈썹을 치켜올렸다. 눈싸움에서 진 소년은 도망치듯 물로 들어가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