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수행이라는 관점에서 초탈과 치유라는 두 개념을 심도 깊게 탐구하며, 수행이 단순히 내적 성장이나 영적 해탈을 위한 행위뿐만이 아니라, 현대인이 겪고 있는 심리적 고통과 불안을 해결하는 실용적인 방법이 될 수 있음을 제시한다. 일반적으로 수행은 세속적인 삶의 한계를 넘어서는 행위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책은 초탈과 치유가 어떻게 하나의 실천적 과정으로 연결될 수 있는지를 설명하며, 우리가 일상적으로 겪는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를 탐구한다.
이렇듯 이 책은 초기불교, 선불교, 명상과학, 서양철학, 심리학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초탈’과 ‘치유’라는 개념을 연결하는 방법을 탐구한다. 즉 초탈을 위한 수행이 어떻게 내면의 평화를 가져오는지, 그리고 심리적 치유의 과정에서 초탈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설명한다. 따라서 중심 주제는 ‘초탈’과 ‘치유’라는 두 개념이 단순히 서로 다른 목표를 지닌 활동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하나의 목적을 향해 나아가는 상호보완적인 과정이라는 것이다.
초탈과 치유를 둘러싼 수행에 대한 본격적 논의는 다섯 분야의 전문가를 통해 전개되는데, 그 내용을 간략히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초기불교에서는 정준영 교수가 〈초기불교 수행과 심리치료 명상의 현대적 의의〉라는 제목으로 수행과 명상을 다룬다. 우선 초기불교 수행과 현대 심리치료 명상이 서로 연결되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둘 간에 존재하는 근본적 차이점이 무엇인지를 밝힌다. 아울러 현대의 명상이 3법인 등 진리를 알아차리는 통찰 위주의 위빠사나 수행을 더 많이 보충하여 지혜 추구의 혜학으로 나아갈 필요가 있으며, 위빠사나 수행에서의 알아차림이 현대 심리치료 명상과 상통하므로 이를 통해 서로 보완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논한다.
선불교 분야에서는 월암 스님이 〈선의 수행과 깨달음〉이라는 제목 하에 조사선 그리고 간화선에서의 수행과 깨달음을 각각 논한다. 스님에 따르면 선(禪)은 우주와 인간의 궁극적 근원에 통달하는 생사해탈을 강조하고, 명상은 심리적 고통을 치유하여 얻는 심신안정을 중시하므로 둘이 표면적으로는 서로 다른 것 같지만, 심신안정을 통해 견성성불과 생사해탈에 이르므로 추구되는 목적은 결국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또한 현대 명상이 추구하는 마음치유가 구경에는 선이 추구하는 생사해탈로 나아갈 것이라고 논한다.
불교 전반과 명상과학 분야에서 미산 스님과 엄성민 대표는 〈불교 수행과 명상과학: 초탈과 치유의 메타 융복합적 통합〉이라는 제목 하에 전통 불교에서의 수행이 현대 명상에서의 치유와 어떤 방식으로 융합될 수 있는지를 논한다. 불교의 초탈은 열반과 해탈과 깨달음이라는 초월적 목적을 추구하고, 현대 명상의 치유는 스트레스 감소와 심신 건강과 웰빙 등 실용적 목적을 추구하므로 일견 둘의 지향점이 달라 보이지만 그래도 둘이 서로 통합될 수 있는 지점이 있음을 강조한다.
서양철학 분야에서의 수행에 대해서는 성해영 교수가 〈‘신성한 독서’와 수행 전통의 회복〉이라는 글에서 논한다. ‘신성한 독서’는 서양 가톨릭 수도원을 중심으로 신과의 내적 합일인 관상에 이르고자 하는 신비적 수행법인데, 이러한 명상의 흐름을 설명한 후 저자는 관상이 뜻하는 ‘신비적 합일’의 체험이 갖는 인식론적 위상은 무엇인지, 또 그런 체험이 과연 보편성을 가지는지, 그런 체험이 갖는 사회ㆍ윤리적 의미는 무엇인지 등의 질문을 던지고 그 의미를 탐구한다.
심리학 분야에서는 권석만 교수가 〈구도적 수행의 심리학〉이란 글에서 초월과 치유에 관하여 논한다. 저자는 부귀영화라는 세속의 가치를 좇지 않고 존재의 의미와 삶의 목적을 알기 위해 인격적 성숙과 영적 성장을 추구하는 노력을 ‘구도적 수행’이라고 정의하면서, 종교적ㆍ영적 체험에 특별한 관심을 갖고 탐구해 온 ‘자아초월심리학’을 설명한다. 그래서 영적 성장을 향한 구도의 길은 결국 개인적 자아의 한계를 뛰어넘어 자신을 초개인적, 자아초월적 수준으로 확장시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어떤 수행이든 그 궁극 목표는 자아의 초월에 있다고 말한다.
‘초탈’은 단순히 세속을 떠나는 것이 아니라, 내면의 고통을 넘어서고, 존재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기 위한 과정이다. ‘치유’는 우리 삶에서 경험하는 감정적 고통을 해결하고, 안정과 평화를 찾기 위한 과정이다. 이 두 가지가 어떻게 함께 가는지에 대한 이해는 오늘날의 복잡한 사회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이 책은 초탈과 치유를 통해 어떻게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는지를 알려준다. 불교 수행과 현대 심리학을 결합한 이 책은 그간 독자들이 접하기 어려웠던 두 영역의 지혜를 통합하여, 내면의 고통과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한다. 또한 초탈을 이루기 위한 수행과 심리적 치유의 과정을 통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에 현대인의 정신적 건강을 위한 중요한 지침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