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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 세대 - 디지털 세계는 우리 아이들을 어떻게 병들게 하는가
5.0
  • 조회 1
  • 작성일 2026-06-01
  • 작성자 이용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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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처음에는 '또 스마트폰이 나쁘다는 얘기겠지' 싶었다. 요즘 그런 류의 책이나 기사가 넘쳐나니까. 그런데 막상 읽어보니 생각보다 훨씬 묵직하게 다가왔다.

저자가 가장 강하게 주장하는 건 딱 두 가지다. 하나는 '놀이 기반 어린 시절'이 사라졌다는 것, 다른 하나는 그 자리를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가 채웠다는 것. 예전 아이들은 밖에서 뛰어놀고, 다치기도 하고, 친구들끼리 싸우다 화해하면서 자연스럽게 사회성을 배웠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놀이터에 아이가 없다. 혼자 방에 앉아 유튜브 보거나 게임하거나, 인스타그램 피드를 넘기고 있다. 이게 단순히 '요즘 애들 문화'가 아니라 뇌 발달 자체에 영향을 준다는 게 이 책의 핵심 주장이다.

특히 여자아이들 이야기가 마음에 걸렸다. 세딸아이의 아빠인 나로서는 더욱더 공감이 가게 되었다. 책에 따르면 소셜미디어의 피해는 남자아이보다 여자아이에게 훨씬 더 심하게 나타난다고 한다. 외모 비교, 좋아요 수에 따른 자존감 등락, 집단따돌림의 디지털화... 생각해보면 인스타그램이나 틱톡은 사실상 '외모 품평회' 구조 아닌가. 어른들도 그 압박을 느끼는데, 자아가 형성되는 중요한 시기의 10대 여자아이들한테 그게 얼마나 잔인한 환경인지 읽으면서 새삼 느꼈다.

남자아이들은 조금 다른 방식으로 망가진다고 한다. 포르노와 게임 중독이 주된 경로다. 현실에서 성취감을 느낄 기회는 점점 줄어드는데, 게임 속에서는 레벨업이 되고 보상이 바로바로 온다. 뇌가 그쪽에 최적화되어 버리면 실제 학교 공부나 대인관계는 더 지루하고 힘들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악순환이다.

이 책에서 꽤 오래 다루는 부분이 바로 '과보호'다. 아이러니하게도 현실 세계에서는 부모들이 아이를 지나치게 감싸고 있는데, 정작 디지털 세계에서는 아무 필터 없이 방치하고 있다는 거다. 길을 혼자 걷는 건 위험하다고 못 하게 하면서, 스마트폰은 초등학교 때부터 쥐여준다. 실제 위험과 가상의 위험에 대한 감각이 완전히 뒤집혀 있다는 지적인데, 읽으면서 '맞는 말이네' 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됐다.

해결책으로는 꽤 단호하게 말한다. 중학교 이전에는 스마트폰을 주지 말 것, 18세 이전에는 소셜미디어 접근을 제한할 것, 학교에서는 핸드폰을 완전히 금지할 것. 그리고 아이들이 어른 없이 직접 뛰어놀 수 있는 환경을 되살려야 한다고 한다. 현실적으로 가능한 얘기인지는 모르겠다. 주변 아이들 다 쓰는데 우리 애만 못 쓰게 하면 오히려 소외되는 거 아닐까 싶기도 하고. 그래서 이건 개인의 결단만으로는 힘들고 사회 전체가 같이 움직여야 한다는 주장도 납득이 됐다. 학창시절에 스마트폰 접근을 규제할 필요가 있는데 우리나라도 제도화가 되었으면 한다. 외국에서는 이런 움직임이 있던데 우리나라는 왜 안하고 있지 하며 아쉬울 따름이다.

책을 다 읽고 나서 든 솔직한 생각은, 무섭다는 거였다. 이미 이 흐름이 상당히 진행된 것 같고, 지금 10대들이 겪고 있는 불안장애, 우울증, 사회적 고립 같은 문제들이 그냥 '요즘 애들 나약해서'가 아니라 구조적인 환경의 문제라는 걸 데이터로 보여주니까. 내 아이가 있든 없든 읽으면서 남 일 같지가 않았다.

스마트폰을 완전히 없애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겠지만 적어도 언제, 어떻게 쥐여줄지에 대해 가정에서, 학교에서, 국가에서 하루라도빨리 고민하고 해결책이 나왔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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